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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장애인차별 시정명령제도’ 첫 손질 시도
뉴스종합| 2019-06-15 08:04

- 장애인 차별행위 관련 시정명령 요건 지나치게 엄격
- 피해 심각성과 공익성 요건 삭제…11년만에 첫 시도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애인차별 시정명령제도에 첫 손질을 가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제정 이래 총 7차례 걸쳐 개정된 바 있으나 권리구제 방안인 시정명령 제도는 한번도 개정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장애인 차별행위에 대한 시정명령 요건을 완화하고 시정명령시 차별행위자 등에 의견진술권을 부여하며, 법무부와 인권위간 원활한 업무 협조의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장애인 차별행위에 대한 구제 방안 중 하나가 법무부 장관의 시정명령제도다. 법무부 장관은 인권위의 시정권고를 받은 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 피해자가 다수이거나 반복적 차별행위이거나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기위한 고의적 불이행에 해당될 경우이면서 피해의 정도가 심각하고 공익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시정명령의 대상이 된다. 명령을 위반할 경우에는 과태료의 벌칙이 부과된다. 당초 시정명령제도는 인권위 권고에 사법상 강제력이 없다는 한계를 보완하고자 도입되었다.

하지만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여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미 인권위 시정권고를 통해 인권침해나 차별행위로 판단된 데다가 법상 개별 요건을 충족하였는데도 불구하고 ‘피해 정도의 심각성’과 ‘공익성’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요건 가중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 의원은 ‘공익성’ 요건 때문에 장애인 개인에 대한 괴롭힘과 차별 행위를 규제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개정안에서는 ‘피해의 정도가 심각하고 공익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의 요건을 삭제해 시정명령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개정안에서는 절차적 정당성 확보의 측면에서 피진정인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필요적으로 부여하고, 피해자ㆍ진정인 등 이해관계인도 원하는 경우 의견 진술이나 자료 제출을 할 수 있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 의원은 “장애인 차별행위에 대한 적극적 구제를 위해 도입되었음에도 10년간 단 두차례의 시정명령만 있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평등과 비차별은 인권의 근본이라는 점에서 장애인 차별행위에 대한 권리 구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된 지 11년이 지났지만, 우리사회에 실질적 변화가 있었나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본 개정안이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장애인권 보호 및 증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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