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폭발 위험없고 부피 줄인 ‘전고체전지’ 개발…전기차 주행거리 2배 향상
뉴스종합| 2019-06-17 12:00
- 생기원 김호성 박사 연구팀, 전기차 배터리 부피 3분의 1로 줄여

단위셀을 직렬로 10개 연결해 제작한 바이폴라 구조의 37V, 8Wh 급 셀스택.[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폭발 및 화재 위험을 없애고 배터리 팩의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전고체전지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전고체전지란 전지 내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차세대 이차전지를 말한다.

현재 상용화된 이차전지는 가연성 액체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인데, 과열 또는 과충전될 경우 팽창해 폭발할 위험이 있다.

생기원 김호성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전고체전지는 내열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산화물계 고체전해질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폭발 및 화재 위험이 없고 안전하다.

또한 다수의 단위셀이 하나의 셀스택 안에서 직렬로 연결돼 있는 바이폴라 구조로 설계ㆍ제작돼 고전압 구현에 유리하다.

이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팩을 간소화해 부피를 약 3분의 1로 줄이면서도 주행거리는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고체전지는 고체전해질 종류에 따라 산화물, 황화물, 고분자 계열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산화물계, 그 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이라 평가받는 가넷 LLZO(리튬ㆍ란타늄ㆍ지르코늄ㆍ산소) 소재를 활용해 분말 입자를 나노화하는 데 성공했다.

나노급 LLZO 고체전해질 분말은 이종 원소(갈륨ㆍ알루미늄) 도핑에 의해 소결시간이 약 5배 이상 단축돼 비용이 크게 절감됐고, 이온전도도가 기존 보다 3배 이상 개선됐다.

연구팀은 전고체전지 단위셀 10개로 구성된 바이폴라 구조의 셀스택(37V, 8Wh 급)을 국내 최초로 제작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제작된 셀스택은 대면적(11㎝ x 12㎝)의 파우치 외장재 형태이며, 과충전된 상태로 대기 중에서 가위로 절단한 경우에도 발화 및 폭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이 검증됐다.

또한 셀스택에 사용된 단위셀은 400회의 충방전 실험 결과 배터리 초기 용량의 약 84%를 유지, 종래 전고체전지보다 수명 특성이 5배 이상 개선됐다.

김호성 박사는 “최근 잇따른 신재생에너지 ESS 폭발 및 화재로 배터리의 안전성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기술력으로 기존 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전고체전지 제조기술 확보에 성공했다”면서 “LLZO 소재 제조기술은 이미 국내 기업에 이전 완료됐고, 올해부터는 셀스택 사업화에 착수해 조기 상용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전고체전지 시장은 오는 2035년 약 28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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