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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삼각지성당 앞에 경천애인사 아동원 터 안내판 설치
뉴스종합| 2019-06-20 10:34
- 한국전쟁 때 서울 최대 규모 고아원 터

성장현 구청장(왼쪽에서 네번째)와 내빈들이 19일 삼각지성당 앞 경천애인사 아동원 터 제막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산구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68년 만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감사드릴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 안내판을 통해 고(故) 장시화 목사님, 고(故) 김영옥 대령님의 높은 뜻이 더 많은 분들에게 소개되길 바랍니다.”

19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성당 앞에서 열린 ‘경천애인사 아동원(敬天愛人社兒童園)’ 터 안내판 제막식에서 아동원 출신 장홍기(87)씨가 이같이 말했다.

경천애인사 아동원은 한국전쟁 시기에 세워진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고아원이었다. 1951년 고(故) 장시화 용산교회 목사가 삼각지에 있던 병원, 인근 건물을 활용, 아동원을 차렸고 미7사단 31연대 1대대장 고(故) 김영옥(1919~2005) 대령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4년 간 전쟁고아 500여명을 돌봤다. 이후 부지 소유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아동원은 해체됐고 아이들은 다른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용산구는 경천애인사 아동원이 있던 자리에 숙명여자대학교 캠퍼스사업단(역사문화학과)의 고증을 받아 안내판(가로 48㎝, 세로 170㎝)을 제작, 설치했다.

제막식에는 경천애인사 아동원 출신 장홍기ㆍ김정옥씨 부부 외에 고 장시화 목사의 아들 장성 목사,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의 저자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지역 주민 등 50명이 참석했다.

성장현 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경천애인사 아동원 출신 어른들이 이곳을 찾아 옛 추억에 잠긴단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그분들이 어디 계시든 건강하게 생활하기 바라며 기회가 되면 꼭 한번쯤 용산을 다시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우성 이사장은 “역사를 기록하는 이유는 좋은 역사를 계승하고 가슴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것”이라며 “경천애인사 아동원이 세워지고 유지됐던 소중한 인도주의 정신이 계승, 확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안내판 설치는 구가 지난 3월부터 이어온 ‘용산 역사문화명소 100선 안내판 제작사업’ 첫 번째 성과물이다. 구는 이곳 외 ‘백범 김구 선생의 못 다 이룬 꿈’ 건국실천원양성소 터(원효로2가 73) 안내판도 함께 세웠다.

구는 내년까지 역사문화명소 100선 안내판 설치를 모두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스토리텔링을 가미, 독립운동사ㆍ한국전쟁ㆍ미군부대 흔적 등 주제별 탐방 코스와 안내 책자도 마련한다.

구는 용산역사박물관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1년까지 한강로동 옛 철도병원 부지(한강대로14길 35-29)에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2429㎡ 규모의 박물관을 짓는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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