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헤럴드포럼-김영완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車산업, 대립적 노동운동의 굴레서 벗어나야…
뉴스종합| 2019-06-21 11:39
작년 6월 시작된 르노삼성자동차의 단체교섭이 1년여 만에 마무리됐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약 300시간에 가까운 노동조합의 파업,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노사 합의안 부결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신차 생산과 위탁 생산 물량 확보를 위해 노동조합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노동조합은 파업을 강행했다.

노사갈등은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르노삼성의 5월 내수 실적은 16.5% 감소했다. 또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5월 수출 은 전년 동기대비 6.1% 증가했음에도 르노삼성의 수출은 7.5% 감소했다.

르노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자동차회사 노조는 1987년 이후 강성 노동운동의 대표주자로 인식돼 왔다. 현대자동차는 거의 매년 노사분규를 겪었으며 기아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 등도 크고 작은 노사분규를 겪어왔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경제를 이끌어 온 주력 산업이지만 미ㆍ중 갈등 장기화, 친환경 자동차 등 새로운 차종의 대두, 노사 갈등으로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량은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감소하며 멕시코에 이어 세계 7위로 추락했다.

자동차 업종의 2019년 노사관계도 매우 불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조는 벌써부터 하계휴가 이후 투쟁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기아차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단체교섭 대상인 정년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 노동조합은 단 한차례의 교섭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쟁의조정 신청을 제기했으며, 르노삼성도 교섭 타결 직후부터 2019년 교섭을 시작해야 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자동차회사 노동조합들은 ‘노조는 선(善), 회사는 악(惡)’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머물러 있는 듯 하다. 이들 노동조합이 2019년에도 1987년식의 갈등적ㆍ대립적 노동운동을 고집하는 것은 노동조합이 아직도 그런 사고에 머물러 있다는 반증이다.

우리와 경쟁하는 해외 자동차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폭스바겐과 포드자동차가 5000~7000여명의 감원을 추진하고, 도요타자동차 노동조합은 50년 이상 무파업을 이어오면서 임금인상을 최소화해 자동차산업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노동조합은 과도하고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자동차회사 노동조합들의 무리한 요구와 과격한 투쟁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

우리 국민들은 많은 기득권을 가진 자동차회사 노동조합의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한 투쟁에 동의하지 않으며, 노동조합의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009년 극심한 노사분규 이후 노사 협력의 길을 걷고 있는 쌍용차 노동조합을 제외한 대부분 자동차회사 노조의 변화는 매우 더디다.

노동조합이 대립적 노동운동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노사협력과 상생을 위해 변화하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은 조합원, 근로자,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회사가 없으면 노동조합도 없다는 상식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영완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