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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고치고, 어르신이 살고…‘1석 2조’ 고령자 주택개조
뉴스종합| 2019-06-25 11:43
- 성북구 전국 최초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성북구(구청장 이승로)는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 사업’을 벌인다고 25일 밝혔다. 이 사업은 고령자가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을 개선해주고, 일반적인 집수리 기술 인력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고령자 주거 문제를 청년 인재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해 해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는 저소득 고령가구 27가구 사례를 선정했다. 사업을 실행할 청년 인재 16명도 선발했다. 휴먼서비스 기반 사회서비스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과도 손잡는다.

구는 연세대 주거환경학과와 해당분야 전문가 집단과 협업했다. 기초이론교육 140시간, 현장실습 160시간 등 총 300시간의 특화된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지원대상자 상담과 조사를 위한 선정도구 등 실태조사-계획수립-시공에 이르는 표준화 체계도 구축했다.

이번 사업에서 이론 교육 분야를 총괄한 이연숙 연세대 주거환경학과 교수는 “고령자에게 사고 없이 건강하게 또 수월하게 자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을 지원하면 안전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약 1조3000억원의 의료비 지출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대처했던 선진국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는 삼선동 단독주택에서 홀로 사는 83세 임 할머니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어르신은 교통사고로 척추와 골반, 다리를 다쳐 허리를 펼 수 없는 상태로, 최근 의자를 딛고 올라서 물건을 내리다가 떨어져 갈비뼈가 부러졌다. 조리대가 높아 의자를 이용하므로 추가 낙상 위험도 있었다. 임 할머니 집을 방문한 청년들은 상담을 통해 안전 취약점을 점검하고 낙상방지 등 개선 방안을 도출했다. 이후 거실과 욕실 동선에 따라 안전손잡이를 부착했다. 욕실 거울과 휴지걸이, 수건걸이 등을 신체조건에 따라 낮춰 달았다. 방범과 단열에 취약했던 현관문은 방화문으로 교체했다. 이밖에 문턱을 제거하고, 원격동작 전등과 계단 안전난간 등을 설치했다.

청년들은 이처럼 지원대상자와 소통하며 장애유형, 주거유형, 이동방법, 주거생활 행위, 공간 적합성 등을 조사하고 수요자맞춤형 시공계획과 시공을 진행하는 역할을 한다.

이승로 구청장은 “민선 7기 시작과 동시에 골목골목 삶의 현장으로 찾아가는 현장 구청장실을 운영하며, 지역 어르신 대부분이 집에서 넘어지고 미끄러지는 것을 경험했음에도 오래된 집이라 손 댈 엄두를 못내는 걱정과 함께 정든 집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바람을 많이 접수했다”며 “노후주택 비율이 75%인 정릉동, 67%인 장위동 등 노후주택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이런 문제에 적극 도전해 고령자 주거복지를 이루고 청년 일자리 문제도 해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나아가 “지방정부의 힘만으론 해결하기 벅차다”며 범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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