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출연연 미래유망기술] ⑥반도체 내부 발열분포 측정 가능고성능·저가격…해외시장도 넘봐
뉴스종합| 2019-06-27 11:26
기초지원연구원이 개발한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 앞에서 장기수(왼쪽) 박사, 나노스코프시스템즈 전병선 대표,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이현준 선임연구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최근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들은 ‘발열’과의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같은 마이크로 전자부품이 미세화ㆍ직접화ㆍ고성능화 되는 과정에서 발열이 발생, 성능저하와 수명단축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발열현상은 연구개발자들이 직접 볼 수 있어야 해결이 가능하다.

마이크로 전자부품이 어디서 얼마나 열이 발생하고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정밀하게 측정해야 원인을 밝히고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기존의 적외선 방식 열영상 현미경은 부품 표면의 발열분포만 측정할 뿐 부품 내부의 발열분포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내부발열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간접적으로 추산하다보니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광분석장비개발팀 장기수 박사가 개발한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은 반도체의 발열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해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해주는 신개념 장비다.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은 분해능(해상도)도 우수하다. 물리적 표현한계가 0.3마이크로미터(μm)로 기존 외산 장비의 최고 공간분해능인 3.0μm 보다 10배 정도 뛰어나다.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전자부품의 발열영상 측정과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뛰어난 성능은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이 기존 ‘적외선 열영상 현미경’ 대신 적용한 ‘레이저 스캐닝 공초점 현미경’의 원리 덕분이다. 시료를 레이저 빛으로 3차원 스캔하며 각 포인트마다 온도변화에 의한 빛의 반사율 변화를 측정해 3차원 발열 영상을 얻는다. 기존 적외선 열영상 현미경 방식은 적외선 열복사 에너지량의 분포를 측정하는데, 파장이 긴 적외선(3~5μm)를 이용해 분해능의 한계가 있다.

장기수 박사는 “외산 적외선 열영상 현미경은 수억원 이상의 고가이기 때문에 일부 대기업과 연구장비 서비스 전문기관을 제외하고는 쉽게 구매하기 어렵다”면서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은 고가의 적외선 광학 부품에 비해 1/3 이하로 저렴한 가시광 광학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장비 제조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은 소자 표면 뿐 아니라 내부 발열분포까지 측정이 가능한 최초의 장비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력산업의 발열문제 해결에 많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지난 2017년 국내 현미경 제조업체 나노스코프시스템즈에 기술이전을 실시하고 지난해 상용제품이 출시돼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아 호평받고 있다.

장 박사는 “고성능ㆍ저가격의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의 개발로 연 300억원 규모의 국내 시장 뿐 아니라 연 2억3천만 달러 규모의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해 질 것”이라며 “기술이전 이후에도 사업자ㆍ이용자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성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본혁 기자/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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