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인
이재용, 5대그룹 총수-사우디 왕세자 ‘승지원 회동’ 주도
뉴스종합| 2019-06-27 11:34
청와대 만찬이후 깜짝 심야회동
재계 1위 총수 존재감 각인
5G·스마트시티등 미래핵심 사업
‘脫석유’ 최고 실세와 긴밀 논의
29일엔 트럼프 만나 민간외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모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보폭이 ‘투자ㆍ세일즈 외교’로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6일 사우디아라비아 모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부총리와 국내 5대 그룹 총수의 회동을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진행하며 재계 1위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데 이어 오는 29일에는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 총수로서의 위상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발빠른 기동력으로 국내 기업의 사업 기회 모색 등 ‘세일즈 외교’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사우디 ‘최고실세’와 승지원 회동 주도=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지난 26일 저녁 승지원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1시간 가량 차(茶)담회를 가졌다.

이 부회장은 ‘석유왕국’ 사우디를 탈(脫)석유ㆍ첨단산업 국가로 탈바꿈시키려는 구상을 가진 ‘최고 실세’ 빈 살만 왕세자와 국내 간판 기업 총수들의 승지원 만남을 주선했다. 5대 그룹 총수들의 승지원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동은 사우디의 요청에 이 부회장이 화답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에 대한 투자를 당부하고,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경제 개조 계획 ‘비전 2030’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다른 총수들이 돌아간 뒤 승지원 정원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단독으로 만났다.

5G(5세대 이동통신)와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반도체 등 미래 중동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에 5000억달러(약 58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네옴(NEOM)’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빈 살만 왕세자와 5대 그룹 총수의 만남은 사우디의 대규모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JY, 대내외 위기 돌파 숨가쁜 행보= 이날 회동은 이 부회장의 이달 들어서만 알려진 여덟번째 경영행보다.

‘위기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이번 주는 숨가쁜 행보를 보였다.

지난 24일 서울 상일동 삼성물산 사옥을 찾아 사장단과 미팅한 데 이어 25일에는 방한 중인 독일 1위 이동통신업체 도이치텔레콤 경영진과 만나 5G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29일 주말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이달 초부터 삼성전자 핵심경영진은 물론 전자 계열사와 비(非) 전자계열사를 돌며 주력 사업을 직접 챙겼다. 17일에는 삼성전기를, 24일에는 삼성물산을 방문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각국이 투자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한국 1위 기업 총수로서 기동력과 과감한 결단력으로 대규모 투자와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5G에서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세계 1위 화웨이가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삼성이 역전하기 위해서는 실기(失機)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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