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역사적인 남북미 DMZ 회동, 이제 빈손은 안된다
뉴스종합| 2019-07-01 11:19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이루어진 3국 정상간 세기의 만남이 이뤄졌다. 그 자체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논의의 분수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가는 모습을 전 세계가 보았고 환호했다. 예상밖의 오랜 회담도 진행됐다. 더 이상의 그림은 없다.

이제 중요한 것은 빅 이벤트 이후의 성과물이다. 아직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번개 회동’에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담보하지 않는 ‘정치적 쇼’라는 비판과 함께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줄이는 사실상의 ‘불가침 선언’이란 평가가 공존한다.

미국 주류언론에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적 관심을 다시 끌어오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출이란 시각이 오히려 더 많다. 재선을 위해 ‘평화의 사도’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북핵 협상 결과에 따라 노벨평화상까지 노리는 행보라는 것이다. 그만큼 비핵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얘기다.

실제로 북미는 아직 전향적인 입장변화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사실상의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직후 ”속도가 아니라 포괄적인 좋은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없이는 협상을 타결하지않을 것임을 거듭 확인한 셈이다. 그 이전까지 대북 제재가 계속됨은 물론이다.

게다가 북한은 강경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협상 배제를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산 미군장병들과의 만남에서 예정에없이 그를 공로자로 별도 소개할만큼 전폭적인 신뢰를 보였다. 겉으로는 아무리 웃어도 실질적 협상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북한도 여전히 비핵화의 대가로 안전보장 등 군사적 상응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와 동시에 타결을 요구하는 ‘평화협정’(불가침조약)이나 미군 철수 또는 감축은 중국 견제라는 미국의 군사전략을 감안할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결국 북한이 핵무기를 언제, 어떻게 포기할 것인지에 대해 북미 양측간의 견해차이는 여전히 크고 넓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협상의 수레바퀴는 다시 굴러가기 시작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정상간 회동 이전에 비공개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 실무협상은 벌써 진행중이란 얘기다.

역사적인 남북미 DMZ 회동까지 이뤄놓고 이제 빈손은 안된다. 또 다시 하노이 노딜이 재연된다면 이번 회동은 그야말로 전 세계에대한 기만이자 사기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