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베인캐피탈 ‘휴젤’ 매각 추진
뉴스종합| 2019-07-08 11:31
베인캐피탈이 보톡스·필러 업체 휴젤 매각에 나섰다. 2017년 9275억원에 인수한 이후 2년여 만이다. 매각희망가는 최소 1조2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유력 인수자로 LG생활건강이 거론된다. LG생활건강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올 초부터 휴젤을 매각하기 위해 전략적투자자(SI)를 모색했다. LG생활건강은 휴젤 인수 검토에 대해 부인했지만 IB업계에는 LG생활건강이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를 찾고 있다고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베인캐피탈이 휴젤을 인수한 가격에서 약 30%만 올려 받아도 매각가가 1조2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며 “LG생활건강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휴젤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마땅한 FI를 구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베인캐피탈은 휴젤 지분 24.36%를 보유한 동양에이치씨 주식 4만주를 4728억원에 사들이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인수에 4547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총 9275억원을 들여 휴젤 경영권 지분 약 41%를 확보했다. ▶관련기사 18면

베인캐피탈은 이번에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들어 동양에이치 합병 작업도 진행했다. LIDAC(Leguh Issuer Designated Activity Company)는 베인캐피탈이 휴젤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로 지난 3월 말 기준 지분 22.61%를 보유하고 있다.

동양에이치는 명목상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로 휴젤 지분 18.36%를 갖고 있다. LIDAC는 동양에이치씨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번 합병 절차를 걸쳐 휴젤 지분 41%를 직접 보유하게 된다. 합병은 오는 15일 완료될 예정이다.

LG생활건강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휴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1월 태극제약을 446억원에 인수하며 더마화장품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등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미용 사업에 바이오 및 제약 기술을 접목하는 등 기능성 화장품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베인캐피탈 측 보유지분 시가는 약 7400억원이다. 50%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도 1조1000억원 가량이다. 베인캐피탈의 2년전 인수가격을 감안하면 크게 남는 장사는 아니다. 지금보다 주가가 더 올라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이 태극제약 외 미국 화장품·퍼스널케어 회사 뉴에이본을 인수하는 등 투자를 늘리면서 휴젤 단독 인수는 자금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추진 주체가 사모펀드인데다, 인수의향을 가진 곳이 LG그룹 최고 우량계열사인 만큼 FI를 찾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LG생활건강 입장에서는 인수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베인캐피탈 측과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김성미 기자/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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