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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없는 한일경제 전쟁] 정부, 日수출규제 피해 기업 예산·세제지원 등 가용자원 총동원…국제 공조도 강화
뉴스종합| 2019-07-15 10:09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예산·세제·행정절차 최소화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또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오는 23∼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정식 의제로 상정되면서 통상교섭본부를 중심으로 대미 외교전 등 국제 공조를 이끌어 내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미 워싱턴 대사관 상무관 출신인 여한구 통상교섭실장이 전날 미국으로 출국했다.

여 실장은 미국에서 주요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등 주요 연구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에 대한 우호 여론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미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 한미 공조를 위한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여 실장은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당시 미 워싱턴 대사관 주재 상무관으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전방위 ‘아웃리치’(현지 정책담당자 및 이해당사자 접촉·설득)를 현지에서 도왔던 경험을 최대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조만간 예상되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 방문에 앞서 한미간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문제를 사전조율할 방침이다.

또 정부가 국내적으로는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처음 성사된 한일 양자 실무협의에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국가(백색 국가)’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정부가 한층 더 광범위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우선, 국회에서 심의 중인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위한 예산을 최소 1200억원 이상 증액하기로 하고 이번 주 초 구체적인 사업 목록을 확정할 방침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최대 3000억원의 예산을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기재부가 소재·부품·관련 긴급소요 예산을 취합한 결과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3개 부처에서 1214억900만원의 예산을 요청했다. 이후 관계 부처들과 협의 과정에서 금액이 더 커지고 있다.

기재부는 일본 수출규제 품목에 대한 세제 지원책도 준비 중이다. 일본의 규제 대상에 오른 3대 품목 중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신성장동력·원천기술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성장동력·원천기술 R&D 비용 세액공제는 대기업 20~30%, 중견기업 20~40%, 중소기업 30~40% 등 최고 수준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는다.

아울러 정부는 소재부품 개발사업과 관련한 인허가가 필요할 경우 행정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 투입에 앞서 진행되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생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일본이 한국의 백색국가 제외 강행 방침을 거듭 확인하면서 정부는 이번 사태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뿐 아니라 전 산업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자동차와 정밀화학 등 다른 산업계의 상황을 세부 점검하고 있고 일본이 타깃으로 삼을 만한 100대 품목을 따로 추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추경예산 증액도 수출규제 3대 품목에 한정하지 않고 추가 규제가예상되는 품목들에 대해 기술개발·상용화·양산단계 지원 예산을 포함하기로 했다.

대일의존도 상위 50개 과제에 대한 소재·부품 R&D 예산도 반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직접적 상응 조치로는 주요 품목의 대일 수출을 제한하거나 일본산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산업통상자원부·중소기업벤처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국무조정실장,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석하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 장관회의를 주 2회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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