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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보복]美·WTO·中서 ‘日 부당성’ 국제여론전…美중재 끌어낸다
뉴스종합| 2019-07-24 11:11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링룸에서 일본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관련 정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우리 정부는 불충분한 사유에 기인한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 유감의 뜻과 개정안 철회의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연합]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격화된 한일 갈등이 이번 주 최대 분수령을 맞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국제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국 반도체 등의 생산이 중단되면 전 세계 첨단산업 분야의 공급망에 균열이 발생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점을 적극 알리며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둘러싸고 한일 양국의 격돌이 예고된 가운데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일본의 조치에 대한 부당함을 설명하고 미국의 중재를 끌어내기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이번 유 본부장의 방미는 일본과 한국 방문길에 나선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중재를 시도할 수 있는 관측이 나오고, WTO 일반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는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유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취지진과 만나 “경제통상 분야에서 우리 기업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 글로벌 경제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적극 설명하려고 한다”며 이번 방미 목적을 설명했다.

2주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방미 활동과 비교해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은 한 2주간 반도체 가격이, D램 가격이 23% 인상됐다”며 “일본의 조치가 반도체를 쓰는 모든 제품에까지 연결될 수 있는,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경제통상 분야에서의 구체적 자료와 사례를 통해서 관련된 인사들에게 설명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기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D램이 2주간 23% 정도 인상된 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부정적 효과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엄중한 인식을 갖고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 주요국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적극 설명하려고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 본부장은 오는 27일(현지시간)까지 미 워싱턴 D.C. 머무르면서 정부 및 의회, 기업 관계자 등 주요 인사를 만나 일본 조치의 부당성과 한국의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수출규제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미국 기업 관계자를 만나 공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또 우리 정부가 WTO 일반이사회에 의제로 제안한 일본의 수출 규제 안건이 예상보다 하루 늦어진 24일(현지시간) 논의된다. 전날 이사회에서 상소기구 구성 등 다른 안건 논의가 길어지면서 하루 늦춰졌다. 이번 이사회의 안건은 기타 안건을 제외한 전체 14건으로 우리가 제안한 일본의 수출규제 안건은 11번째로 다뤄질 예정이다. 전날 이사회에서는 8번째 안건까지 논의됐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승호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전날 오후 회의 시작에 맞춰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구속력 있는 결정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는 WTO에서 자유무역을 주장해온 일본의 이중성을 회원국들에 설명하고 국제 사회의 여론을 조성해 일본을 압박할 계획이다. 또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이 오는 26~31일 중국에서 열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제26차 공식협상에 참석, 일본의 조치에 부당성을 알리고 회원국의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특히 여 실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 참석자와 양자협의를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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