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공식품, 암·위장장애와 관련성 연구
가공식·음료 소비 10% 늘어날때
암 발생 12%·사망위험 14% 증가
건강을 위해 다양한 과일과 야채를 먹는 것은 중요한 식습관이다. 하지만 몸에 이롭지 않은 식품을 줄이는 것 또한 필요하다. 현대인이 즐겨먹는 가공식품에는 포화지방이나 첨가당, 소금은 많이 들어있는 반면 섬유질이나 비타민 등의 영양소는 적게 포함돼 있다.
가공식품과 질병과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들이 보고되면서 과도한 섭취에 대한 경고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주로 먹는 사람보다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의 경우 특정 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프랑스건강의학연구소(INSERM)의 베르나르 살로어 연구진은 암에 걸리지 않은 성인 약 10만 5000명을 대상으로 24시간 동안의 식사 섭취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공식품과 음료 소비량이 10% 증가하면 모든 암의 발생 위험이 12%씩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도로 가공된 식품(ultra-processed foods) 을 많이 소비한 사람들은 전형적으로 소다와 단맛이 나는 음료를 즐겨 마시거나, 달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를 이끈 파리대학 영양역학 생물통계학자인 베르나르 살로어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가공식품에 들어있는 특정 첨가제와 화학물질이 암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결과로, 소비자들은 자신이 주로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해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가공 식품에는 수많은 식품 첨가제가 들어가지만 이러한 물질들이 얼마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 용기를 통해 환경호르몬물질에 노출될 수 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망 위험과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도 있다. 파리소르본대학 (Paris-Sorbonne University)의 영양역학전문가인 슈나벨(Schnabel) 박사 연구팀은 중년 인구 4만 5000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고도로 가공된 식품의 섭취가 10 % 증가할 때마다 향후 8년 내에 사망 위험이 14%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슈나벨 (Schnabel) 박사는 “칼로리는 높고 영양소는 부족한 가공 식품의 영양 특성은 사망률의 주요 원인인 질병 발생과 관련지어 설명된다”며 “인공 첨가물역시 장내 세균을 변화시켜 조기 사망의 주요 원인인 제 2 형 당뇨병 및 기타 대사성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슈나벨 박사 연구팀은 소화장애와 관련된 연구도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이 성인 3만3343명을 대상으로 1일 음식 기록이 담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식단에서 가공식품의 비율이 높을수록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위험이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각 질환별로는 ▲과민성대장증후군 3516명(10.5%) ▲변비 1785명(5.4%) ▲소화불량 1303명(3.9%) ▲설사 396명(1.1%)순으로 발병률이 높았다.
특히 더 젊고, 혼자 살며, 소득이 낮고, 낮은 신체활동 수준을 가질수록 가공식품의 소비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슈나벨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가공식품과 기능성 위장장애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제시됐다”며 “다만 이번 연구 대상자가 프랑스 성인에 국한됐기 때문에 또 다른 인구와 환경에서 수행된 새로운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