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먹는 식재료 사용, 엄격한 위생 기준 적용
소고기·닭고기에 병아리콩·단호박 넣어 식감 유지
김민재 어바웃밀 대표. [어바웃밀 제공] |
“반려동물 자연식은 공장에서 동물용 식재료로 고온·고압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사료가 아닌 사람이 섭취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식재료를 조리합니다. 해외에서는 가정식(homemade pet food)으로 불리지만, 국내에서는 자연식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죠.”
김민재 어바웃밀 대표는 최근 국내에서도 ‘반려동물 자연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어바웃밀은 식품공장 안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자연식을 제조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김 대표는 “여러 번의 열처리 과정을 거치는 일반 사료에 달리 자연식은 영양소 파괴가 덜 하고 흡수율도 높다”면서 “보존제나 부형제 등 장기간 유통을 위해 첨가된 화학 성분도 넣지 않아 장기적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연식은 많은 양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반려동물의 수분 섭취에도 도움이 된다.
그는 특히 “일반적인 반려동물 전용 식자재는 사람이 먹는 식품과 별개로 유통되고 있다”면서 “어바웃밀은 사람이 먹는 식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더 엄격한 기준과 위생이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회사는 식품공장 내 시설을 마련해, 단미사료 제조 허가를 받아 반려동물 화식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김 대표는 본죽, 본도시락을 운영하는 한식 기업 본아이에프에서 근무하던 직장인이었다. 함께 생활하던 반려견 두 마리가 사료를 잘 먹지 않아 자연스레 자연식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직접 자연식을 만들기 위해 지난 2월 어바웃밀을 창업했다.
제품 출시 전 투자플랫폼 와디즈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고, 목표했던 금액의 1000% 이상을 달성할 만큼 반려인들의 관심이 컸다.
레시피는 미국 사료협회(AFFCO)에서 권장하는 영양 성분을 기준으로 만들었다. 조단백과 조지방, 칼슘, 인의 함유량이 권장 기준을 충족해, 특식이 아닌 주식으로도 급여가 가능하다.
자연식에는 소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연어 총 4가지 주재료와 함께 병아리콩, 치아씨드, 귀리, 고구마, 단호박, 양배추, 브로컬리, 케일, 당근 등이 들어간다. 특히 식재료가 가진 영양과 맛을 살리기 위해 각 재료에 최적화된 조리를 한다. 멸치, 뱅어포 등은 팬에 볶아서 조리 후 분쇄하며, 채소류는 영양 성분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스팀 조리 기법을 사용한다.
김 대표는 “재료가 가진 영양소를 최대한 파괴하지 않으면서 식감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재료를 갈지 않고 썰어서 조리한다”고 말했다.
입자를 살린 자연식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 회사의 제품을 사용해본 후 품질에 만족해 대용량으로 재구매를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열고 상품을 판매 중이며, 다음달부터 다양한 유통 플랫폼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반려견 화식 제조사 놈놈나우(Nomnomnow)처럼 정기배송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향후 동결건조, 멸균 공법 등 식품 업계의 기술을 반려동물 먹거리에도 적용해, 반려인들이 더 편리하게 건강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