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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성 인하’ 강조한 파월…채권 강세 한풀 꺾일까
뉴스종합| 2019-08-01 10:26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보험성 인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채권시장의 강세 흐름엔 일단 제동이 걸렸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 둔화세 때문에 추가 금리인하가 유력한 만큼 강세 기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인하는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한 ‘보험’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인하를 ‘mid-cycle adjustment(중간 사이클 조정)’로 규정하며 장기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연내 2~3차례의 인하를 기대했던 미국 채권시장은 실망감이 역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정책금리에 연동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장중 1.968%까지 올랐다가 상승 폭을 다소 줄여 1.866%를 기록했다. 경제 상황과 밀접한 10년물 금리는 증시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2.006%로 내렸다.

국내 채권시장은 그간의 강세가 일시적으로 조정 받는 분위기다.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9bp 급락해 2016년 10월 이후 최저인 1.292%까지 떨어졌지만, FOMC 결과를 확인한 1일엔 개장 직후 1.3bp 반등했다.

하지만 연준이 추가인하를 시사한 데다 한국은행이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의 영향을 우려해 10월이나 11월께 추가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큰 만큼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도 상당히 큰 리스크고 여전히 미·중 무역협상이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3%선이 깨진 국고채 3년물은 바닥을 탐색하고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 하단 테스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 증시 하락 등의 요인으로 안전자산 선호(채권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증권사 채권 운용역은 “글로벌 중앙은행이 통화완화 사이클로 들어가고 있고, 국내 경제상황이 다른 곳보다 좋은 것도 아닌 만큼 한은도 별 수 없지 않느냐는 시각이 많다. 연내 추가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기관은 (3년물 금리가) 1.25%나 그 아래까지 갈 수도 있다고 보고 1.35% 정도면 살 만한 레벨로 판단하는 것 같다”며 “한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는 10월, 11월까지 시기를 넓혀 보면 금리가 10bp 정도는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는 형국”이라고 했다.

강승원·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FOMC는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상당한 호재”라며 “완화적 서프라이즈(dovish surprise)가 나오기 전까지 시장은 경기 개선 기대감보다 의구심을 유지하며 장기금리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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