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거래가격은 시장의 수요·공급에 좌우
-수출 심사 90일 이후 실제 수출 여부에 주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했지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가격 변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장기전으로 흐를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의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DR4 8Gb D램 가격은 7월말 기준 평균 2.94달러로 전달 대비 11.18% 하락했다. 개당 3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6년 6월(2.94달러) 이후 3년만이다. 2018년 7월에 D램 가격이 8.18달러였음을 감안하면 1년 새 64.1% 하락한 셈이다.
다만 낸드(128Gb MLC 기준) 거래가격은 평균 4.01달러로 전달 대비 2.04% 소폭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낸드 가격이 반등한 것은 2017년 8월 이후 23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3.98달러) 무너졌던 4달러대를 4개월 만에 다시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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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포스는 고정거래가격이 최근 일본 수출 규제 강화 소식보다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 예측에 따르면 연간 PC 출하량은 4.8% 감소하고 연간 스마트 폰 생산량은 약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서버 출하량은 평균 성장률에 그칠 전망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일부 D램 제조업체가 생산 규모를 축소할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러한 감산의 실제 크기는 상당히 제한돼 있으며 미세공정 등 최신 기술 채택에 따라 전통적인 프로세스나 웨이퍼의 단계적 축소가 예상된다.
최근 현물가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요 감소와 공급과잉의 지속이 이어지면서 이에 따라 전체 D램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고정거래가격은 8월에도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과 관련해 D램익스체인지는 생산이나 출하량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목록에서 한국을 제외한다고 발표한 것은 단지 ‘최혜국 대우(most-favored nation)’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것으로, 이는 제재(sanction)나 제한(restriction)을 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트렌드포스는 지적했다. 한국을 대만이나 수출 민감 물질을 까다롭게 심사해야 하는 기타 국가들과 같은 지위에 놓는 것 뿐이라고 이번 조치가 가진 의미를 해석했다.
트렌드포스는 이어 “포토레지스트(PR), 불화수소, 플루오르 폴리이미드의 세 항목 중에서 불화수소만 D램, 낸드 플래시 생산에 사용된다”며 “일본은 불화수소 시장에서 60~70%를 점유하고 있지만 반도체 제조사들은 여전히 다른 지역이나 국가에서 물질을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삼성과 SK하이닉스는 2.5개월 정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인 영향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3분기 D램 가격 동향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90일간의 심사 이후 소재 물질을 한국에 수출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