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텍사스 총격범 범행동기는 '인종차별' 가능성
뉴스종합| 2019-08-04 13:59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 46명의 사상자를 낸 총격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패트릭 크루시어스(21)가 범행 직전 쇼핑몰 건물로 진입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KTSM9뉴스·LA타임스]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46명의 사상자를 낸 총격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20대 백인 남성이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주의 때문에 범행을 벌였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별다른 저항 없이 범행 현장에서 용의자인 패트릭 크루시어스(21)를 체포했다.

백인 남성인 그는 이날 오전 10시께 텍사스주 엘패소 동부의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 귀마개를 끼고 들어가 소총을 난사, 20명을 숨지게 하고 26명을 다치게 했다.

경찰은 그의 범행 동기가 백인우월주의와 관련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엘패소 경찰서장 그레그 앨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크루시어스가 온라인상에 올린 인종차별주의적 내용의 성명서를 올렸으며 이번 사건이 '증오 범죄'와 연관돼 있는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크루시어스는 범행 직전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8chan'에 선언문을 올렸다.

크루시어스는 선언문에서 "히스패닉이 내가 사랑하는 텍사스 주정부와 지방정부를 장악할 것이며, 그들의 입맛에 맞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꿀 것"이라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미국이 내부에서부터 부패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한 뒤 "텍사스주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히스패닉 인구로 인해 이곳이 민주당의 텃밭이 될 것"이라며 '반(反) 이민', '반(反) 민주당' 정서를 보였다.

선언문에는 또 이날 총격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주장과 백인우월주의 음모론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격 테러범을 칭찬하는 내용도 있다.

범행 직후 폐쇄된 것으로 보이는 크루시어스의 트위터 역시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추진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칭송하는 게시물이 많았다고 dpa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크루시어스가 일부러 노려 살해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번 총격 희생자 중에는 다수의 멕시코인도 포함됐다. 멕시코 정부는 자국인 3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도 크루시어스가 지난달 29일 캘리포니아주 북부 길로이 '마늘 축제'에서 총기를 난사해 3명을 살해한 산티노 윌리엄 리건(19)과 마찬가지로 백인우월주의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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