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김대중도서관, DJ ‘대일인식’ 기록물 첫 공개
뉴스종합| 2019-08-13 17:55

[헤럴드경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일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기록물이 처음 공개됐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13일 서울 마포구의 도서관 내 컨벤션홀에서 김대중전집 30권 완간 출판 기념회를 열고 전집에 포함된 언론 기고문, 메모, '옥중서신' 일본어판 서문 등을 공개했다.

도서관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청년 시절이던 1953년 10월2일 언론에 '한일 우호의 길'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기고문에서 김 전 대통령은 "악독한 공산침략에 직면해 전 자유진영이 그의 생존을 위해 굳게 단결해야 할 차제(此際)"라며 "태평양반공동맹에 있어서도 같이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한일 양국의 반목 대립은 아주(亞洲) 반공세력의 강화는 물론 전기(前記) 반공동맹의 추진에도 치명적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썼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전집' 30권 완간 출판기념회에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표 등 많은 국회의원 및 정치계 인사들이 참석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이어 "우리는 단호히 일본의 옳지 못한 태도의 시정을 얻음으로써만이 진실로 영원한 양국 친선의 튼튼한 기초를 닦을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도서관 측은 "정전협정 체결 직후 동북아 지역의 극단적인 군사적 대치가 지속하던 시기,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의 안보와 국익적 관점에서 한일관계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일본 '주오공론'(中央公論) 1973년 1월호에 게재된 기고문 '조국 한국의 비통한 현실, 독재정치의 도미노적 파급'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의 황폐화를 딛고 일어서 지금의 일본 국가를 건설한 일본민족의 끈기와 그 생명력, 그리고 성과에 대해 진심으로 높이 평가한다"며 일본의 외교적 역할을 주문했다.

특히 '아시아 민주공동체'(가칭)의 조직을 제안하며 "각국 민간의 이해와 선의를 증대시키는 문화교류를 위한 공동의 방안과 협조, 이것들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선두에 나서 진행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1983년 '옥중서신' 일본어판 서문' 친필 초안에선 자신을 위해 구명운동을 진행하는 일본 인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몇 겹으로 닫힌 한일(韓日) 양국민(兩國民) 사이의 문(門)을 뜻있는 동지(同志)들과의 협력(協力)으로 하루 속(速)히 열어젖혀야 한다"고 쓰기도 했다.

도서관 측은 "김 전 대통령은 한일 사이에서 보편적 가치를 통한 연대를 중시하며 이 기반 위에서 한일관계 발전을 도모하고자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당선 이후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이끌어내 한일관계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었다"며 "이런 인식은 현재 한일관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참석해 축사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 박원순 서울시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등도 자리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