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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토막살인’ 장대호, 평소 ‘지식인’에 답변…“사이코패스 아니다”
뉴스종합| 2019-08-21 09:05
'한강 토막살인' 피의자 장대호가 지난 18일 경기 고양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검정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지은 인턴기자] ‘한강 토막살인’ 피의자 장대호(38)의 신상이 공개된 가운데 그가 과거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폭력성이 드러나는 글을 다수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글을 본 관련 전문가는 “장대호가 반(反)사회적이기는 하지만, 사이코패스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YTN은 지난 20일 “장대호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숙박업에 종사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장대호가 직접 쓴 글 58개를 확보했다”며 그가 2004년부터 2017년까지 13년간 직접 쓴 네이버 ‘지식인(iN)’ 글을 공개했다. 해당 보도에서 YTN은 “질문보다는 답변을 자주 했다”며 “그가 올린 답변 글은 총 40개”라고 부연했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한 여학생이 고민을 토로하는 글에 장대호가 올린 답변. [네이버 ‘지식인’ 캡처]

장대호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한 여학생이 고민을 토로하는 글에 “의자를 집어서 정확히 상대방 머리에 찍어야 한다”며 “의자 다리 쇠 모서리 쪽으로 아주 강하게 내리쳐서 머리가 찢어지게 해 줘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상대가 일어나기 전에 ‘주먹 연타’ 날린 후 박치기로 끝내라”며 질문자에 공감하기보다 자신의 폭력성을 드러냈다.

보도에 따르면 장대호는 2016년 3월 한 인터넷 사이트에 “모텔·호텔 경력 7년차”라며 ‘진상 유형별 대처 노하우’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장대호는 ‘몸에 문신을 새긴 조직폭력배가 방값 비싸다고 협박을 하길래 흉기를 언급하며 위협하자 태도가 돌변했다’, ‘진상한테는 본인이 진상이라는 걸 통보해 줄 필요가 있다’ 등의 글을 썼다.

이러한 장대호의 글에 이수정 경기대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극도의 반사회적인 태도를 반영한다”며 “약자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사이코패스라기보다는 상황 판단력이 떨어지고 지능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장대호는 지난 8일 자신이 종업원으로 일하던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에서 투숙객 A(32)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한강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사체유기)를 받고 있다. 장대호는 한강에서 A 씨의 시신이 발견돼 신원이 확인되는 등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지자 지난 17일 새벽에 자수, 18일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20일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범죄의 잔혹성, 중대성 등을 감안해 장대호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지난 18일 구속된 지 2일 만이다. 공개 대상은 이름, 나이, 얼굴 등이다.

다만 장대호의 얼굴은 경찰이 사진을 별도로 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언론 노출 시 마스크 착용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공개한다. 장대호의 얼굴이 직접 노출되는 것은 보강 수사가 이뤄지는 이날 오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장대호가 시신을 유기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한강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추가 공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jungj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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