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
‘같이 가는 원화-위안화’…G2 악재 덤터기 쓰는 한국
뉴스종합| 2019-08-27 11:27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원화와 위안화가 함께 널뛰기 장세를 보이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일본 수출규제 문제까지 안고 있는 원화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화와 위안화의 달러화 대비 환율의 30일 이동 상관계수는 이달 초 0.4802에서 지난 23일 0.9433으로 높아졌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 간 유사성이 높다는 뜻이다.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는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비중이 30%에 육박할 만큼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글로벌 정치·경제 리스크로 외환시장이 흔들릴 때 원화와 위안화가 나란히 등락하는 흐름을 보인다.

유신익 KB경영연구소 거시금융센터장은 “원화와 위안화는 기본적으로 페어트레이딩 통화”라며 “딜링의 관점에서 보면 원화가 위안화보다 코스트(비용)가 낮은 상태고, 경제적 익스포저나 투자 포트폴리오로 보면 중국과 함께 신흥국으로 간주되다 보니, 횡보할 때는 상관도가 높지 않지만 오버슈팅·언더슈팅이 나오는 비정상성 시기에는 같은 방향을 보이는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환율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갈등의 완화·심화 국면 전환이 잦아졌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적’으로 부른 지 3일 만에 ‘위대한 지도자’로 추켜세우는 변덕으로 시장의 방향성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위안화와 원화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실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미·중 무역분쟁으로 위안화 가치가 2008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8월 낙폭(3.8%)은 2005년 이후 최대라고 보도했다.

원화도 이달 들어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8월 1~26일 평균 일간 변동률(전일 종가 대비)은 0.42%로,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루 중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인 일중 변동폭 역시 6.94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원화는 미·중 무역전쟁뿐 아니라 일본과의 무역분쟁이란 이슈까지 안고 있어 더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뜩이나 수출·투자 둔화 등으로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상황에서 미·중 갈등, 일본과의 마찰이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중 갈등 장기화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는 점도 걱정거리다. 강승연 기자/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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