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여름 공원 가보니]북적이던 사람 사라지자 쓰레기만 나뒹굴어
뉴스종합| 2019-08-30 09:54
공원 쓰레기 청소 이미지.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남들도 그냥 여기다 버려고 가길래…”

여름 막바지에 다다른 8월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한강공원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주변 잔디밭에는 여기저기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일부 시민들이 버린 휴지, 전단지, 음식물 포장용기 등이다. 잠시뒤 한 시민이 길을 가다 쓰레기 더미를 본 뒤 들고 있던 전단지를 버리고 갔다. 이처럼 서울의 공원들이 양심과 함께 버리고 간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공원을 찾는 이용자 수가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3000만명을 돌파하면서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에 성공했다. 하지만 공원내 쓰레기 발생량도 매년 12%이상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공원내 분리수거 등 청소개선대책을 마련했지만 대처하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이다.

한강공원을 찾은 30대 직장인 강모 씨는 “모든 시민이 찾는 공원인데 나 하나 쯤이라는 생각으로 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양심도 함께 버리는 것”이라며 “미관상 좋지도 않고 가끔 악취도 난다”고 말했다.

자치구들도 쓰레기 전쟁에 동참했다. 영등포구는 최근 한강공원에 살포되는 전단지를 처리하기 위해 전용 수거함을 설치했다.

구 관계자는 “공원나들이객이 몰리는 금요일 오후만 되면 인근 배달전문업체에서 배포하는 전단지 10여만장 때문에 공원이 오염되고 있어 전단지 전용 수거함을 비치했다”고 했다. 특히 전단지들이 얇은 탓에 바닥에 떨어지면 한 번에 줍기가 쉽지 않아 환경미화원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공원 미관을 크게 해친다고 덧붙였다.

월드컵공원 역시 나들이객이 모이는 시기에는 쓰레기 발생이 폭증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월 월드컵공원 일반쓰레기 발생량은 19만2300리터, 음식물쓰레기는 3260리터로 지난 4월보다 각각 53%, 83% 증가했다. 특히 지난 5월 평화의공원에서 수거된 음식물쓰레기량은 860리터로 지난 4월(240리터)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 노을공원 역시 음식물쓰레기가 4월(1400리터)보다 5월(2140리터)에 더 많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월드컵공원의 전체 쓰레기 발생량은 매년 비슷하나, 지난 4월에 비해 5월 쓰레기 발생량이 대폭 증가한 것은 어린이날을 비롯해 나들이가 늘어 공원내방객이 증가한 탓”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민원이 접수될 때마다 치우며 관리하고 있지만 나들이객이 모이는 시기에는 쓰레기가 넘쳐나 대처가 쉽지 않다.

월드컵공원 인근에 사는 한효집(42·여)씨는 “자주 운동을 겸해 공원을 찾지만 쓰레기 문제는 매년 달라지지 않는다”며 “더이상 시민의식을 기대하지 말고 서울시가 비싼 과태료와 함께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choig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