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아시아나 예비입찰 눈앞…흥행 전망은 ‘미지근’
뉴스종합| 2019-09-02 08:49
아시아나항공의 예비입찰이 3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예비입찰이 3일로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인수전 분위기는 미지근하다. 항공산업의 성장률 하락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악화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대기업이 입찰에 나서지 않으면 흥행 역시 기대할 수 없다.

2일 항공업계와 투자은행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증권)은 3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인수자는 금호산업이 가진 아시아나항공 구주 지분 31.05%를 인수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경영 정상화를 진행하게 된다. 이달 숏리스트(최정후보군)를 선정한 이후 본실사를 진행해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면 오는 11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뚜껑은 열어봐야겠지만 대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SK그룹과 CJ그룹 등이 앞서 분명한 선을 그었고, 롯데그룹과 한화그룹 역시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GS그룹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나 이 역시 가능성에 불과하다. 시장은 아시아나항공이 지금까지 국내 정유사 가운데 GS칼텍스에서 항공유를 공급받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GS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품으면 관련 매출을 크게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애경그룹과 재무적투자자(FI)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다. 다만 2조원 안팎의 매각 예상 가격을 소화할 자금력이 없는 데다 전략적 투자자(SI) 등 컨소시엄을 구성했는지조차 불확실하다. 회사 정상화를 위한 신주 비중을 높여야 하는 까닭에 결국 인수자들은 채권단에 더 많은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인수 절차가 길어지면 애초 목표인 연내 매각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이 ‘통매각’ 원칙을 세웠지만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 대한 분리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분리 매각 이후에도 국내 공항의 만성적인 슬롯 부족과 저비용항공사의 경쟁 심화에 점유율 확대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항공 시장에서 위축된 아시아나항공의 입지도 인수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분기 아시아나항공은 1241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당시순손실은 20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비수익 노선 운휴와 항공기재의 재편으로 경영 정상화를 하반기 핵심전략으로 삼았으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단거리 노선에선 저비용항공사의 공세가 심하고 중국 노선 점유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 시장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최대 2조원을 웃도는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이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매각 절차가 장기화하면서 분리 매각 기대감이 증폭되면 수요 부진과 무관하게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 매각 프리미엄이 반영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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