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핵심소재 등의 수출을 규제하는 사실상의 경제보복 조치를 내리면서 국내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일본이 한국경제의 급소를 찌르려고 수출규제 조치를 꺼내 들었지만 민족적 자존심을 가진 한국이 이를 거뜬히 돌파할 것이다”.

일본의 한국경제 전문가인 오쿠다 사토시 일본 아시아대학 아시아연구소 교수의 韓·日경제전쟁에 대한 전망이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오쿠다 교수는 4일 오피니언 전문 사이트 ‘다이아몬드 온라인’에 ‘한국의 돌파력 만만치 않다. 급소 저격한 수출규제에도 굴하지 않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한일 경제전쟁 상황을 분석·전망했다.

그가 이렇게 분석·전망한 이유는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IMF)·2008년 세계 금융 위기등 수차례의 경제 위기를 놀랄정도로 극복해왔으며 이번에도 똘똘 뭉쳐 부품과 소재 국산화를 단시간에 이루는 등의 돌파력을 보인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로 인해 일본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이번 분쟁으로 한국에서 ‘脫일본’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일본에서는 한국의 일본 여행 자제 분위기나 일제 불매 운동 등 대응이 대부분 불발로 끝나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생각하지만 자신은 ‘오판’이라고 본다고 했다.

오쿠다 사토시 교수. [닛케이 ‘자동차기술’ 잡지 캡처]

오쿠다 교수는 “이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가 오히려 한국민의 민족적 자존심을 자극해 한국인을 단결시키는 힘을 줬다”면서 “이로 인해 ‘대일 의존도 탈피’가 민족적 구호가 됐으며 지금까지 30년간 천천히 진행됐던 부품‧소재의 국산화가 이번 기회로 단번에 진전할지 모른다”고 평했다.

그가 이처럼 평가한 것은 이전에도 한국이 경제위기의 높은 파고를 잘 극복했기 때문이다.

오쿠다 교수는 “1997~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도 2008년 리먼 사태 때에도 한국 경제는 경이적으로 회복했다”면서 “외환위기 사태 때 한국민은 금모으기로 호응해 IMF를 조기 졸업하는 쾌거를 이뤘고, 리먼 사태 때에도 삼성전자 등이 개발도상국 시장 개척에 성공하면서 한국은 선진국보다 앞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정교한 여론전을 펼치는 점도 ‘일본 돌파’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게 오쿠다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지난 4월 세계무역기구(WTO) 상소 기구에서 일본은 한국과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놓고 겨루다 결국 역전패했다”면서 “위안부 문제 또한 한국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일본은 국제여론에서 열세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방사능 오염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이 확산되는 것 역시 일본으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쿠다 교수는 한·일이 결국 어느 지점에선 냉정함을 되찾고 갈등을 끝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일 갈등은 그 어느 때보다 험악해져서 이미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처럼 보인다”면서 “하지만 경제의 상호의존성을 고려할 때 큰 양국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사람들은 냉정함을 되찾아야 할지 모른다”고 예상했다.

오쿠다 교수는 UCLA에서 경제학 석사를 마친 뒤 아시아경제연구소에서 근무하다 2012년부터 아시아대학 아시아연구소에서 한국경제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는 한국경제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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