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日전자상가 아키하바라 가보니]“LG 유기EL TV, 블랙이 확 달라요”…한국가전 ‘무덤’ 일본서 선전
뉴스종합| 2019-09-06 11:18

지난 3일 일본 도쿄 대표 전자상가 아키하바라의 가전양판점 '요도바시카메라'에 비치된 LG전자 OLED TV를 일본 고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도쿄(일본)=천예선 기자]

[헤럴드경제=도쿄(일본) 천예선 기자] ‘유기EL vs 액정 테레비, 이종 패널의 대결!’, ‘타임바겐 LG 55인치 4K 유기EL 27만9800엔’, ‘긴급인하! 도시바 55인치 4K 유기EL 33만760엔’…

지난 3일 일본 도쿄 대표 전자상가 아키하바라 가전양판점 ‘요도바시카메라’. 이곳 4층에는 유기EL(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액정(LCD) TV의 한바탕 격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오는 10월 소비세 인상과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대목을 잡기 위한 글로벌 TV메이커들의 치열한 고객몰이가 한창이다.

한일관계 악화에도 아랑곳 않고 4층 전시장 정중앙에 위치한 LG전자 부스에는 일본 소비자들이 북적였다. 한국 가전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는 LG전자 매장에는 ‘모든 유기EL테레비는, LG가 시작한다’는 문구로 일본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었다.

LG전자의 유기EL TV를 한참 들여다본 일본 고객 사토 유타카(36)씨는 “블랙이 뭉개지는 액정TV와 달리 유기EL은 블랙이 깔끔하고 완전 선명하다”며 “도시바나 LG 중 선택하려 하는데 LG가 유기EL의 원조라서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쿠로사와 와타루 요도바시카메라 판매담당 매니저는 “55인치 유기EL TV 가격이 최근 20만엔(223만원) 이하로 작년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며 “가격하락이 지속되면서 유기EL과 액정TV 판매비중이 5:5로 유기EL 기세가 무섭게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한일대립 영향에 대해서는 “고객들의 TV 구매에 영향을 주는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유기EL VS 액정 테레비, 이종 패널의 대결!’이란 문구로 OLED와 LCD TV를 자세히 설명해놓은 모습. [도쿄(일본)=천예선 기자]

일본에서 OLED TV 판매량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일본 OLED TV 시장 규모는 2017년 7만5000대에서 지난해 20만500대로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져 지난 2분기 일본내 OLED TV 판매량(7만5600대)은 전분기 대비 30%나 증가했다.

이 시장을 주도한 것은 파나소닉(2분기 기준 시장점유율 37.6%)과 소니(37%), LG전자(13.6%) 3강이다. LG전자는 올 4분기 중 현존 최고화질인 8K 88인치 OLED TV도 업계 최초로 판매할 예정이다.

일본 TV시장은 오는 10월 소비세 인상(8→10%)과 2020년 도쿄올림픽이 특수로 작용하고 있다.

요도바시카메라 소니 관계자는 “소비세 인상 전에 사자는 분위기가 있는데다 보너스 시기가 겹치면서 지난 6월 이후 유기EL을 찾는 고객이 20~30% 늘었다”고 말했다.

일본 대형 가전양판점 '요도바시카메라'에 LG 시그니처 OLED TV가 단독으로 전시돼 있는 모습. [도쿄(일본)=천예선 기자]

한편 요도바시카메라 매장에는 지난 6월 일본에 진출한 LG전자 프리미엄 브랜드 ‘LG시그니처’ 제품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시그니처 OLED TV는 단독 전시돼 있었고, 2017년 일본에 출시된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는 인기를 끌며 올해 5월까지 판매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나 증가했다.

LG전자 일본법인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서 LG전자의 올레드TV, LG 시그니처 같은 한국 제품들이 차별화된 성능과 디자인으로 선전하고 있다”며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통받는 환자가 많은 일본 고유의 상황에 LG 스타일러가 해법을 제시한 것처럼 시장 맞춤형 고객가치를 꾸준히 찾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