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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년 맞은 이동걸 산은 회장, 구조조정 해결사 임무 완수할까
뉴스종합| 2019-09-10 11:09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1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원칙주의자로 굵직굵직한 대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강단있게 해결해 온 2년이다. 이 회장이 당면한 아시아나항공 매각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남은 임기 동안 구조조정 해결사 임무를 완수할 지 이목이 쏠린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리더십 시험대= 이 회장은 2017년 9월 11일 취임 이후 산은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왔다. 금호타이어 매각과 STX조선 구조조정을 마무리했고, GM의 한국 시장 철수를 막았다. 현대중공업지주와 대우조선 매각을 위한 본계약도 체결했다. 대우그룹 해체 이후 산은이 관리를 시작한 지 20년 만이다. 사람이 뜻을 정하고 노력하면 하늘을 이길 수 있다는 ‘인정승천(人定勝天)’의 자세를 강조하는 이 회장의 뚝심 덕분에 가능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추진 과정에서도 자신감이 돋보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7월 “강남 아파트는 또 다른 매물이 나오겠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못 산다”고 매각 흥행을 자신하며 “순조롭게 매각 작업이 진행되면 연내 매각이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3일 마무리된 아시아나항공 인수 예비입찰에는 당초 거론되던 대기업의 입찰이 없어 반쪽짜리 흥행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산은은 연내매각, 통매각 원칙 아래 신속히 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대기업 추가 참여가 없어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단기적으로 항공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라이선스 산업인 데다 국적 항공사라는 장점을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구조조정 넘어 혁신성장 전도사로= 이 회장의 남은 임기는 1년이다. 외환위기 이후 산업은행 총재와 회장 중 3년의 임기를 제대로 마친 인물이 없고, 검찰 수사 등 불명예 퇴진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기를 무사히 마치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라 할 만하다. 다만 보다 성공적인 임기 만료를 위해 추가로 해결해야할 과제도 많다.

먼저 ‘애물단지’로 남은 자회사 KDB생명의 매각이 기다리고 있다. KDB생명은 2014년 이후 KDB생명은 매각 작업이 세 차례 진행했지만, 매각가격 차이 등의 이유로 불발됐다. 정재욱 KDB생명 사장 취임 이후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 강화에 힘써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번 매각 작업이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KDB생명은 매각 성공보수로 사장과 수석부사장에 최대 45억원이라는 과감한 인센티브 지급을 내놓을만큼 적극적이다. 여론의 뭇매에도 불구하고 산은의 확고한 매각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시급한 구조조정 작업들을 마무리하고, 혁신성장 지원이라는 산은의 미래 비전을 공고히 하는 것도 이 회장의 중요과제다. 산은은 지난 4월 출범한 구조조정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에 순차적으로 관리 기업들을 넘길 계획이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재무적 구조조정이 완료된 기업에 대해 전문가집단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정책자금을 적기 회수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산은은 시장형 벤처투자 플랫폼 ‘KDB 넥스트라운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7월 국내 최대규모의 스타트업 페어인 ‘넥스트라이즈 2019’도 개최하는 등 적극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선즉제인(先則制人)의 자세를 강조해 온 이 회장은 “산은은 중장기적으로 구조조정 조직을 축소하고 혁신기업 육성에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변화를 예고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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