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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행주간 (9월 12~29일) 농촌여행코스 5選] 그윽한 녹차향·가을빛 물씬 섬진강…남해·하동은 ‘힐링 명소’
뉴스종합| 2019-09-10 11:13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 관광명소 100선이자 CNN이 대한민국 관광명소 3위로 꼽은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 다랭이마을.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하동야생차박물관.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최참판댁(숙박).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금산 보리암.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관음포 이순신 순국 역사공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공동으로 기획한 테마별 농촌 여행코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순수(純水)한 청춘 여행’ 코스는 전남 구례쪽에서 시작해 경남 ‘남해’와 ‘하동’ 일대를 중심으로 테마별 볼거리 먹거리를 담아내고 있다. 이 코스를 발제한 젊은이들은 ‘청춘들의 걱정이 순수해지는 농촌여행’으로 설명한다. 여행은 수심이 얕아 무섭지 않고, 멀리서 바라보기보다 몸을 적셔 건널 수 있는 체험의 강, 섬진강 상류를 따라 시작된다.

▶사성암~화개장터=출발지 사성암은 구례읍에서 오리 정도 남쪽인 죽마리 오산 꼭대기에 있다. 가을 문턱, 섬진강의 고요와 넉넉함을 느껴보기에 어울리는 곳이다. 전남 문화재 제33호다. 경내를 둘러본 뒤 걱정과 근심을 녹이자는 코스 테마에 걸맞게 소원바위와 소원나무 앞에 애틋한 맘으로 다가서 보는 것도 좋겠다.

사성암을 벗어나 섬진강을 따라 십리 정도 내려오면 작고 고른돌이 널린 중류쯤, 화개천 합류 지점에 화개장터가 있다. 영남과 호남의 경계선이나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 속한다. 5일장 장터엔 행상 돛단배가 드나들었을 정도로 지리산 일대의 산간 마을 주민들과 보부상들이 붐볐단다. 2016년 4월에 재정비해 산뜻해서 좋다. 여기저기 맛집서 요기하고 때 묻지 않은 청춘의 순수 에너지를 장착해 길을 재촉해 보자.

▶하동야생차박물관=깨끗한 섬진강 물과 지리산 기슭 바람으로 키운 녹차잎, ‘왕의 차’로 불리는 하동녹차를 시음할 수 있는 곳이다.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해 특히 심혈관계 질환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차밭은 섬진강과 지류인 화개천에 인접한 다습한 곳에 주로 있는데, 찻잎을 생산할 때는 밤낮의 기온차가 커 명차 생산지로선 최적이다. 2003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지정하는 지리적 표시제에 ‘하동녹차’로 등록됐다.

▶최참판댁=소설가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土地)’를 그대로 현실로 옮겨놓은 곳으로, 소설속 인물들의 움직임이 손에 잡히는 듯하다. 지리산 능선의 완만한 자락에 평사리 넓디넓은 평야를 앞마당으로 삼고 있어 넉넉함이 좋다.

특히 이곳 전통한옥에서 하루 숙박하면서 조선 후기 조상들의 생활 모습을 체험해 보는 것은 이번 여행의 백미다. 젊기에 짊어져야 하는 응어리들을 떨쳐내고 모처럼 농촌마을의 편안함을 즐겨보자. 숙박시설은 최참판댁 경내 맨위쪽에 있는데, 주중 3만5000원~5만원으로 4인 숙박 시 더 저렴하다.

▶평사리공원=하동군 악양면에 있는 평사리 들판은 섬진강 오백리 물길에서 가장 너른 들이다. 옛날 걸인이 석달을 머물 정도로 인심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여의도 크기보다 좀 작은 83만평 규모에 ‘하동 그린 꽃 가꾸기 사업’으로 깔끔하게 조성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고, 공원을 지나면 백사장과 푸른 섬진강 중류가 펼쳐진다. 무인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평사리를 달리거나 천천히 걷기 모두 몸과 맘의 시름을 씻기에 제격이다.

▶관음포 이순신 순국 역사공원=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있다. 선조 31년(1598년) 조선과 명나라의 수군이 도망가는 왜적들을 무찌르기 위해 관음포 앞바다에서 최후의 결전을 벌인 역사 깊은 곳이다. 이순신 장군이 순직한 곳이어서 ‘이락포’라고도 한다. 장군의 발자취와 역사·관광·체험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특히 4D 체험관이나 멀티스크린 전시체험도 강점이다.

▶다랭이마을(농가맛집)=다랭이논밭은 농토를 한뼘이라도 더 넓히려 산비탈을 깎아 곧추 석축을 쌓아 자연과 조화를 이룬 최고의 예술품이라는 평가다. CNN 선정 ‘한국에서 꼭 방문해야 할 곳 50위’ 중 3위에 올랐을 정도다.

마을 주민 대다수가 조상대대로 살아온 터라 네집 내집 따로없이 때가 돼 앉은 곳이 바로 밥상이랄 정도로 넘치는 인정은 예나 다름없다. 이맘때엔 냇고랑 돌을 들춰내 참게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청정하다. 토속음식에 시원한 다랭이 막거리를 곁들이면서 시름을 내려놓고 여행의 피로를 풀어보자. 바다체감은 물론이고 소 쟁기질도 경험할 수 있다.

▶금산 보리암=남해 끝자락 금산(704m)에 있는 사찰로 기도발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소금강 또는 남해금강으로 불리는 금산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유일한 산악공원으로 기암괴석 38경이 묘미다.

보리암은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지은 보광사가 원조지만 조선 태조 이성계가 백일기도 끝에 조선왕조를 개국해 감사의 뜻으로 금산이 됐다고 한다. 이곳 일출은 3년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장엄하다.

불편한 마음을 몽땅 내려놓고 청춘을 어떻게 장식할지 다짐하는 시간을 가진 뒤 하산길에 나서자. 더 멀어지기 전, 주변 죽방별치 전문식당을 한 곳을 골라 멸치물회+멸치쌈밥+멸치전골 세트메뉴를 맛보는 즐거움은 이번 여행의 또 하나 덤이 되겠다.

황해창 기자/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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