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보이콧 일본’에 사라진 성수기…항공업계 수요 둔화 본격화
뉴스종합| 2019-09-21 07:00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8월 성수기 여객 감소율이 두드러진 가운데 저비용항공사들의 타격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공항에 걸린 일본편 결항 안내문. [연합]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노선 수요가 급감하면서 국내 항공사들의 하반기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동남아 등 인기노선을 중심으로 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시간이 필요해 탑승률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공항의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총 818만3000명으로 전월 대비 둔화했다.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중국, 동남아, 유럽, 미주 등 대부분 노선 증감률이 개선됐지만, 일본의 노선 여객 수송량이 급감한 영향이다.

인천공항을 기준으로 노선별 여객은 일본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9.5% 줄었다. 자연 재해로 오사카공항 운항이 중단됐던 지난해 9월(-1.3%) 이후 첫 역성장이다.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타격이 컸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6개사의 합산 수송량 증가율은 2015년 6월 이후 51개월 만에 한 자릿수인 2.8%로 집계됐다.

항공사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제주항공은 점유율을 11.8%로 끌어올리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반면 티웨이항공(6.1%), 진에어(6.5%), 에어부산(4.4%) 등은 점유율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앞서 운수권을 받은 중국 노선 취항을 서둘러 준비했지만, 중국의 신규취항 중단 조치로 차질을 빚게 됐다. 항공유 헷지가 없어 사우디발(發) 유가 폭등에 따른 부담도 크다.

이에 따른 하반기 전망은 더 어둡다. 동남아 노선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운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의 파장도 주목된다. 실제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2분기 2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진에어(-266억원), 티웨이항공(-258억원), 에어부산(-219억원) 등 줄줄이 적자를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8월 성수기 역성장을 기록한 항공사들의 업황이 계속 악화하면서 하반기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일본 노선 비중이 제한적인 대형항공사 역시 같은 이유로 제한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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