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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초고압직류송전 기술력 확보 완료” LS산전 동북아슈퍼그리드 이끈다
뉴스종합| 2019-09-26 08:10

[헤럴드경제(부산)=유재훈 기자] “슈퍼그리드는 글로벌 전력시장의 최대 화두입니다. 교류 전략망으로 기반을 다진 우리 기술력은 초고압직류송전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자신있습니다.”

국내 저압교류(LVAC) 전력기기분야의 독보적 1위 업체인 LS산전이 미래 글로벌 전력망 시장의 격전지가 될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남북간 전력 연계를 넘어 러시아, 중국, 몽골, 일본을 잇는 '동북아 슈퍼그리드'의 현실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HVDC는 이같은 슈퍼그리드 사업의 핵심기술이다. 교류송전에 비해 대용량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고, 대륙은 물론 해저에도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 주파수가 다른 교류 계통간 연계가 용이하다는 점이 HVDC가 각광받는 이유다.

LS산전 부산사업장에서 생산된 500kV급 변환용 변압기. [LS산전 제공]

최근 방문한 LS산전 부산사업장의 HVDC전용공장에서는 국내 유일이자 최대 규모의 HVDC 생산설비를 갖추고 관련 시장 진출 채비에 여념이 없었다.

LS산전은 지난 2011년 총 1100억원을 투자해 성능검사부터 조립, 시험, 시운전까지 모든 공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HVDC전용공장을 설립, 관련 기술 국산화의 기틀을 다지고 있었다.

HVDC시장은 오는 2030년 글로벌 시장 규모가 152조원에 달할 정도로 미래가 밝은 사업분야다. 특히 지구촌 각국의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정책에 발맞춰 신·재생발전단지 간 연계에 적합한 HVDC 시장 확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방문한 HVDC전용공장에선 북당진~고덕간 HVDC 2단계 시범사업에 투입될 HVDC밸브모듈 패널이 줄지어 출하를 기다고 있었다. 패널의 핵심기기인 사이리스터 밸브는 HVDC시스템의 변환설비 중 심장역할을 하는 핵심설비로 교류를 직류로, 직류를 교류로 변환시켜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다.

LS산전은 시스템 플랫폼의 국산화 노력 끝에 2014년 제주 HVDC실증단지에 이를 설치, 실증 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성과를 일궈냈다.

지멘스, ABB, GE 등 이미 40~50년 전 연구개발에 뛰어들어 글로벌 HVDC시장의 95%를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공룡기업들에 비해 후발주자지만, 관련 기술 국산화를 마친 LS산전의 시선은 해외 시장에 맞춰져 있다.

LS산전 부산사업장 직원들이 생산된 변압기를 점검하고 있다. [LS산전 제공]

조한제 HVDC생산팀 과장은 “장거리 송전에 유리한 HVDC기술의 글로벌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며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HVDC기술력은 글로벌 업체와 견줘도 큰 차이가 없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국내 HVDC사업이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는 외국계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송전사업에서 국내 업체들이 실적을 쌓을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기관의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현재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HVDC시범사업은 한국전력과 GE가 합작 설립한 조인트벤처인 KAPES가 주도하고 있다. LS산전은 핵심기술 이전 사업자로 선정돼 관련 설비를 제작 공급하고 있지만, 해외시장에 내세울 실적으론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LS산전은 HVDC 설비인 밸브모듈을 자체 개발해 성능 테스트까지 마쳤지만 상용화 단계에는 들어서지 못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LS산전이 기술 이전을 통해 확보한 기술력이 경쟁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며 “전력산업 발전 측면에서 국내 사업 수주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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