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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愛樂 2019] (5) 실버문화 페스티벌에서 피어난 나눔의 이야기
뉴스종합| 2019-09-27 17:02

선진국일수록 자원봉사가 활발히 일어납니다. 대한민국은 국민소득 3만 달러에 도달했지만, 아직 자원봉사에 대한 의식 수준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나눔에 대한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서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 대한체육회, 한국문화원연합회와 함께 봉사에 관한 이야기를 봉사愛樂(애락)이라는 타이틀로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21일 2019 실버문화 페스티벌에서 자원봉사를 실천한 문화품앗e 대학생 서포터즈. 왼쪽부터 유승현(23), 조예진(21), 김해림(21).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근양 기자] 한국은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버 세대로 분류되는 60대 이상 인구가 1000만 명(2018년 기준)을 넘었다. 실버 세대란 말도 이제는 익숙한 단어가 됐다. 더불어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소비 성향이 강하고 다방 면에 적극적인 노인 세대를 이르는 말이다. 그만큼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행동한다는 이야기다. 이미 실버 세대는 인생 후반부의 삶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지만, 정작 그들이 어울릴 수 있는 문화의 장(場)은 흔치 않은 게 우리의 현실이다.

지난 20, 21일 이틀간 서울 능동의 어린이대공원에서 ‘2019 실버문화 페스티벌 문화나눔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실버문화 페스티벌은 어르신들이 주인공이 되어 서로 어울려 놀 수 있는 문화 축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노인들을 위한 자리다.

이날 행사는 어르신들이 직접 갈고 닦은 장기를 자랑하는 ‘어른이 행복무대’와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 체험을 공유하는 ‘문화나눔광장’으로 구성되었다. 어른이 행복무대에는 40개의 공연 프로그램에 어르신 1000여 명이 참가해 재능을 뽐냈고, 문화나눔광장에 마련된 40개의 부스에서는 실버 세대를 대상으로 한 문화 콘텐츠에 6800여 명이 참여했다.

2019 실버문화 페스티벌 어른이 행복무대는 1,000여 명의 어르신들이 참가해 재능을 뽐냈다.

축제의 주인공은 물론 어르신들이었지만 방문객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한 내방객뿐 아니라 젊은 커플들도 자주 보였고, 아이들은 행사장 근처를 뛰어 다녔다. 사실상 모든 세대가 즐기는 화합의 장이 마련된 것이다. 이런 행사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봉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바로 ‘문화품앗e 대학생 서포터즈’다.

문화품앗e 대학생 서포터즈는 문화체육 자원봉사의 활성화를 위해서 한국문화원연합회에서 주관하는 봉사 조직이다. 대학생 150여 명으로 이뤄진 이 조직은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문화나 체육관련 행사에 참여해 봉사를 하거나 스스로 봉사를 기획해 문화체육 분야의 재능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날 봉사를 실천한 3명의 서포터즈도 문화품앗e를 통해 지원했다.

대학생 서포터즈 김해림(21) 씨는 이날 ‘문화나눔광장’에서 ‘추억의 놀이터’ 부스를 운영했다. 림보, 팔씨름, 줄넘기 등 작은 게임을 통과하면 ‘문방구 뽑기’를 통해 소소한 경품을 지급하는 코너였다. 김 씨는 “친구 따라 큰 고민 없이 지원했는데,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특히 70대로 보이는 할머니들께서 핑크색 치어리딩 복을 입고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치어업(cheer-up) 노래에 맞춰 안무를 하는 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인 것 같아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80대 할아버지가 림보를 성공하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것도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고 신나는 표정으로 덧붙였다.

단체로 교복을 대여해 익살맞은 자세로 사진을 찍는 참가자들.

이번 실버문화 페스티벌에 참여한 서포터즈들은 저마다 지원 동기나 마음가짐이 각양각색이었다. 평소 봉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친구 따라 강남 간사람,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하기 위한 사람 등 이유는 다양했다. 하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있었다.

“행사에 참가하신 분들이 (저희)부모님보다도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뻘이어서 막연히 딱딱한 이미지만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실버문화 페스티벌을 통해 그들도 여태 자리가 없었을 뿐, 제대로 즐길 준비가 된 사람이란 것을 깨달았다.”

봉사는 때로 세대를 연결하는 이음새 노릇까지 해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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