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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배보다 배꼽이 더 큰 LH 태양광 사업
뉴스종합| 2019-10-04 09:34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배보다 배꼽이 큰 태양광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4일 LH가 장기공공임대주택 태양광 보급 사업비로 올해 약 34억 원을 투자했지만 실제 전기료 절감 효과는 약 2억 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LH가 제출한 ‘LH 임대아파트 태양광 보급사업 현황’에 따르면 LH 태양광 시설 설치에 따른 입주 1가구 당 전기료 절감액은 한 달에 약 1130원에 불과하다.

가구당 월 절감액을 태양광패널 설치 세대수인 1만7311세대에 적용하면 세대 전체 절감액은 연간 2억3473만 원이다. 반면 올해 LH가 태양광 사업을 위해 국고 지원금을 제외하고 순수 지출한 비용은 34억 원이다. 즉 태양광 사업으로 연2억 원의 전기료를 줄이기 위해 절감액의 17배를 사업비로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LH가 제출한 ‘태양광 설치 사업비 대비 전기료 비용절감 간 손익분기점’을 살펴봐도 태양광 사업의 낮은 수익성을 재확인할 수 있다. 2019년도 설치비를 기준으로 LH 사업비 대비 9년2개월이 지나야 비용회수가 가능하다. 결국 계속 투입하는 사업비를 감안한다면 실제로는 적자를 보는 구조다.

7일 오전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전남 진도군 지산면에서 태양광 시설이 파손됐다. 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태양광 보급이라는 현 정부의 시책을 위해 LH의 부담이 계속 늘어난다는 점이다. 2006년에는 51억 전액을 국고 지원 받아 태양광 보급 사업을 시작했지만 점차 국고 지원액이 줄어들어 올해 국고 지원은 30억 원으로, 전체 사업비 대비 30%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이 기간 LH 자체 부담 사업비는 0원에서 34억 원까지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정부는 지난해부터 공기업 경영평가 항목에 ‘태양광 관련 성과평가 지표’를 신설,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태양광 사업비를 줄이기도 어렵게 만들었다. 공기업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소지가 큰 상황이다. 게다가 태양광 패널의 수명이 최장 20년에 불과해 폐기물 처리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상훈 의원은 “태양광 사업은 비용회수기간이 오래 걸리고 사업비를 투입할수록 손해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관계부처는 LH 뿐만 아니라 다른 공기업의 태양광 설비 사업 수익성도 전수 조사하여 국민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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