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서초동~강남역까지 촛불집회 ‘운집’… “검찰이 왜 대통령 위에 있나” (종합)
뉴스종합| 2019-10-05 19:49
5일 오후 서울 서초역 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5일 서초동 촛불집회 시작 시각이 다가오면서 서초역 사거리가 ‘검찰개혁, 조국수호’를 외치는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 가운데엔 10세 미만 자식들과 함께 손을 잡고 나온 경우도 적지 않게 포착됐다. 주최측은 6시 현재 서초역~강남역까지 인파가 가득 찼다고 안내했다.

집회에 참가한 이윤정씨(51·강동구)는 “촛불시민이 세운 것이 이번 촛불정부다. 그렇다면 행정부 내에 질서가 지켜져야 한다. 그런데 검찰이 왜 대통령 위에 있으려 하나”며 “검찰이 현재와 같은 수사를 할 경우 어느 누구도 살아남을 수가 없다. 이런 식 수사 누가 살아 남겠냐”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문재인 청와대 아래에 법무부가 있고, 법무부 아래에 검찰청이 있다. 이런 위계 질서를 지켜야 헌정질서가 안정된다”며 “그리고 검찰청이 있으면 청장이 돼야지 검찰만 ‘총장’이 되고 왜 검찰총장이 장관급인지도 이해가 안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은 국민의 심부름꾼이다. 사람의 인격을 모독하고 사람을 죽이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범국민시민연대)는 5일 오후 6시부터 서초구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주최측은 서초동 사거리를 중심으로 4개 방향에 각각 대형 행사용 차량을 설치해 집회 참가자들이 4거리 어느 방향에 있더라도 화면을 볼수 있도록 무대를 꾸몄다.

박용희씨(64·중랑구)는 “가슴이 답답하고 잠이 안 와서 나왔다. 자다가도 일어났다. 억울해서. 이게 말이 안 된다. 한 개인을 이렇게 수사를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저는 조국 지지 안지지를 떠나서 한 개인을 이렇게 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생각했다. 어제 조국 딸 인터뷰에 나온 것을 듣고 눈물이 났다. 그래서 나왔다. 그게 남의 일이 아니고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모씨(60대·의정부)는 “조국에 대한 수사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검찰 특수부가 가족을 건드리는 것은 너무했다. 오늘 고등학생 딸과 함께 나왔다. 잠실 롯데월드 가자고 꼬셔서 데리고 나온 뒤 서초동으로 왔다”고 말하며 웃었다.

여자친구와 여자친구 동생과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힌 조성진씨(30·수원 영통)는 “자유한국당이 숫자로 장난을 치고 있다. 조국 가정을 너무 공격한다고 생각했고 그에 분노했다”며 “검찰 개혁도 그동안 떳떳하게 했다면 조국이 법무부장관이 돼도 계속 떳떳하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개혁을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모씨(27·경기 안산)는 자신이 들고 있는 ‘조국 수호, 검찰 개혁’ 팻말을 가리키며 “딱 이것을 실현 시키기 위해 나왔다. 이것이 메인이다.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를 한 부분이 가장 화가 났다. 압수수색할 때 일기장을 가져간 것부터 11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했다”며 “검찰이 (정경심 교수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안하고 기소를 했고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가짜뉴스로 사실을 왜곡 시켜서 보도하는 것도 그렇다”고 말했다.

일가족 모두가 참석한 가족도 있었다. 집회 참석을 위해 충남 보령에서 서울로 올라온 원종훈씨(51)는 “아이들에게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니까 정치가 잘못되면 직접 국민이 참여해서 정치를 바꾸는 걸 보여주려고 나왔다”며 “아이들이야 검찰개혁을 왜 해야 하는 것인지는 모를 것이다. 다만 국민이 이렇게 해야 한다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원씨는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을 자식으로 뒀다.

원씨는 “지금 검찰이 지나칠 정도로 한 가족을 괴롭히고 있다. 조국가족도 우리 국민인데 국민이 서로 지켜줘야 한다”며 “장관이 검찰 권한 축소를 오랬동안 주장했다. 그 것이 싫어 장관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부당하다 생각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세계 많은 나라들처럼 검찰 권한이 그 정도 수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 한다. 검찰은 신이 아니다”고 말했다.

세 자녀의 엄마인 김연희 씨(45·노원구)는 “지난주에 우리 신랑이 왔다고 해서 저희는 못왔는데 남편이 다같이 가자고 해서 나왔다. 금수저인 조국인 왜 힘든 길을 가려고 지금 이런 길을 택하겠냐. 검찰개혁을 하기위해 어려운 길을 가고 있는데 우리가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애기 아빠가 아이들을 데리고 온 이유는 아이들에게 역사현장을 보여줘야한다 너희들이 봐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아이들도 흔쾌히 나왔다. 고등학교 딸은 아르바이트가 있어 못왔다. 여섯 가족 중 다섯명이 오늘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김황태씨(50·강동구 암사동)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검찰개혁이 필요하단 생각에 회사 동료들이랑 두 손 잡고 왔다. 5명이서 함께 왔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조국 장관에 대한 먼지 털기 수사 그리고 가족들까지 그렇게 할 만한 사건인가 싶다.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는 하지 못하면서 검찰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진행하는 무리한 수사를 보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세월호 유족측도 참석했다. 노란 옷을 입고 집회에 참석해 단상에 오른 한 인사는 “검찰은 조국 교수 수사하듯 세월호참사를 전면 재수사하라. 내일이 세월호 참사 2천일이다. 우리 아이들 보낸 지 2천일 되는 날이다.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2천일 행사가 있다. 같이 찾아와서 우리 아이들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시민 박창훈씨도 단상에 올라 “지금의 검찰은 정확히 107년 전 일제 시대의 조선총독부 검찰부로 시작하여 과거 정권의 개노릇을 해 온 게 사실이다. 이제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나야 한다는 개혁의 당위성을 여러분들께 천명하는 바"라고 말했다.

후쿠오카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시민은 “여러분 이번 사태 참지 못하고 어젯밤 왔다. 도저히 참기 어렵다 우리 조국 장관, 우리 문재인 대통령 지키기 위해서 이대로 있을 수 없어서 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왔다고 본인을 소개한 한 인사는 “미국에서 보니까 우리 한국 검찰들이 하는 그 모습을 보니까 너무너무 가슴이 아팠다. 이번 조국 장관 가족을 비롯해서 모든 분들을 탈탈 털어도 먼지하나없는 이런 사건을 계속 캐다 보니까 너무나 내가 분통이 답답해서 1일날 내려왔다"며 "검찰이 무조건 정치 탄압을 하면서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것이 오늘날의 검찰"이라고 주장했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개혁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이 사전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경찰도 이날 대형 행사가 예정중인만큼 안전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집회전부터 평화로운 시위의 경우 최대한 보장하되 불법 행위에 대해선 엄정한 법집행을 하겠다고 예고해둔 상태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서초동 집회에 88개 중대 5000여명을 현장에 배치해 혹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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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집회 인사들이 서초동 촛불집회 현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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