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과학기술혁신본부 ‘반쪽짜리’ R&D 컨트롤타워
뉴스종합| 2019-10-14 11:22

9년 만에 문재인 정부에서 부활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혁신본부가 ‘반쪽짜리’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가 R&D 예산 배분·조정권은 혁신본부가 쥐고 있지만, 올해 혁신본부 예산심의 이후에도 기획재정부가 국가 R&D 예산을 2조원 넘게 대폭 추가했기 때문이다.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기획재정부 추가편성 예산 규모 및 세부내역’에 따르면,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예산심의 이후 기재부 예산편성 과정에서 추가되는 내년도 R&D 예산 규모는 2조6591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8년 대비 약 35배 증가한 수치다.

자문회의 심의 이후 기재부 추가편성 예산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7년에는 546억원, 2018년 761억원 수준이었지만, 이어 올해는 571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문제는 기재부가 국가 R&D 예산에 추가편성된 세부 사업 면면을 보면 ‘광역협력권산업육성(세종)’(50억원), ‘지역혁신클러스터(세종)’(30억원), ‘지역특화산업육성(세종)’(8억300만원) 등 연구 정책과 무관하거나, 비용·편익 중심의 단기 성과 측정에 중점을 둔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생활혁신형 기술개발’(34억6500만원)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렇다보니 과기정통부 일각에서는 기재부가 충분한 사전조율 없이 타당성이 낮은 숙원사업을 강행했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과학기술기본법과 부처별 R&D 근거 법률이 동시에 존재해 여러 R&D 규정이 혼재돼 있고 사실상 예산 조정 권한도 기재부가 쥐고 있는 한 혁신본부의 부처 간 조정 역할이나 예산 배분 권한은 실효성이 없다.

혁신본부장은 과학기술 분야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국회 과학기술자문회의뿐만 아니라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에서도 배제돼 있다.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도 간사만 맡고 있는 상황이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