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박정규의 작살]8차 화성연쇄살인,수백명 취재기자 어디계시죠?
뉴스종합| 2019-10-18 11:10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화성연쇄살인은 ‘살인의 추억’으로 상영될 정도로 전국민에게 충격적이었다.

33년만에 교도소에 수감중인 이춘재를 화성연쇄살인 유력용의자로 특정지었을때 ‘너도 나도 할것없이’ ‘감격'과 숟가락을 올렸던 경찰과 경찰출신 정치인등은 나중에 딱 ‘8차사건 진범일수있다’라는 말 한마디에 얼굴이 굳어졌다. 전세가 역전된 셈이다.

진범으로 확정된다면 경찰 무능으로 쏟아지는 화살을 경찰 스스로 감당해야한다. 검거방식도 도마위에 올랐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수사논란 받아들일 준비됐다”고 했다.

기자 책임론도 도마위에 오른다.

이춘재 검거당시 ‘너도 나도’ 당시 취재기를 쏟아냈던 기자들도 요즘 조용하다. 질타를 받아야한다. ‘자랑질’에 부끄럽지 않는가. 거꾸로 보자. 언론이 제대로 보도됐다면 억울할 수 있는 진범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IMF때 기자들의 제대로 역할을 했다면 국가부도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자성론이 이미 오래전 나온얘기다.

진범이 이춘재로 밝혀지고 윤모씨가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 많은 기자들은 사표를 내야한다. 옥살이의 간접공범이라고 해도 과언아니다. 취재기자들도 도덕적·윤리적 책임을 져야한다. 한 사람의 인권을 경찰보도만 믿도 그대로 베껴낸것은 ‘간접 린치’했다는 증거로 충분하다. 화성연쇄살인에 진보된 과학이 없다고 해명해도 의문이 남는다. 고문이 이뤄졌다고 했는데 보도된 사례를 팩트체크해보니 단 한건도 없다. ‘경찰 보도자료 그대로 베끼기’에 책임져야한다. 인권이 유린됐다면 언론스스로 자성할 일이다.

이번에 경찰로 화살을 돌려본다.

1980년대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윤모(53)씨를 검거한 경찰 수사팀 중 5명이 특진했다. 윤모씨는 재심 준비중이다. 윤씨가 "나에게 가혹 행위를 했다"며 지목한 경찰 2명이 특진자 명단에 포함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경찰관 5명이 1계급 특진했다. 형사 등 3명은 순경→경장이 됐고, 2명은 경장→경사로 특진했다. 윤씨는 모 언론 인터뷰에서 “형사가 3일 동안 잠도 재우지 않았고, 그 중 두 명은 주먹으로 때리거나 다리가 불편한데 쪼그려뛰기를 시키고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형사가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며 겁을 줬다고도 했다. 당시 수사팀은 “고문으로 자백을 받아낼 이유가 없었다”며 가혹 행위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가혹 수사 여부도 조사중이다.

이춘재가 진범이 확실해지면 이들의 특진은 취소될까. 사실 특진취소는 문제도 아니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인권 유린이 더 문제다. 특진취소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건도 없다.

이번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나섰다.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처벌받았던 윤모(52) 씨와 관련해 범인이 아니라는 게 확실할 경우직권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직권 재심은 피고인이 아닌 검찰이 법원에 재심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재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구형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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