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화성 8차사건 억울한 옥살이 윤 씨,"경찰 양심있으면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뉴스종합| 2019-10-26 15:40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을 복역한 윤모(52)씨가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참고인 조사를 위해 들어가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화성연쇄살인 8차사건의 범인으로 특정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해온 윤모(52) 씨는 26일 "당시 강압 수사한 경찰이 양심있으면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백을 한 이춘재에게는 "고맙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자신의 재심 청구를 돕는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춘재에게 고맙다"며 "자백을 안 했으면 이런 일(30년 만의 재조사)도 없을 것이고 내 사건도 묻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경찰의 고문을 견디지 못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씨는 이날 당시 경찰의 강압수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질문에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몇차례 구타당했고 고문은 3일 동안 당했으며 그러는 동안 잠은 못 잤다"고 답했다.

당시 경찰관들이 강압수사를 부인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그건 거짓말이고 양심이 있으면 당당히 나와서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윤 씨를 상대로 과거 8차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허위자백을 했는지, 구타와 고문 등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윤 씨가 이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2번째다.

경찰은 앞서 이춘재가 지난달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 등 모두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한 이후 윤 씨와 1차례 면접한 뒤 참고인 신분으로 1차례 조사했다.

윤 씨가 처벌받은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이듬해 7월 22세이던 윤 씨를 범인으로 검거해 강간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이 사건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모방범죄로 보인다고 밝혔었다.

윤 씨는 재판에 넘겨져 같은 해 10월 21일 수원지법에서 검찰 구형대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대법원에서도 무기징역을 확정받아 20년을 복역한 끝에 감형받아 2009년 가석방됐다.

1심 이후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해온 윤 씨는 이춘재의 자백 이후 재심전문 변호사인 박 변호사와 함께 이 사건 재심 청구를 추진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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