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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52시간 시행 두달 앞…엇박자로 혼란 우려
뉴스종합| 2019-10-28 11:31

300인 미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주52시간제 시행이 두 달 밖에 남지 않았지만 보완책 미비에다 정부의 ‘엇박자’로 대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관련기사 4·26면

28일 고용노동부와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50인 이상~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주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지만 정작 보완책으로 시급한 탄력근로제와 관련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논의는 진전 없이 교착상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안에서도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법안 논의를 위한 소위 일정조차 잡지 못할 정도다. 자유한국당이 탄력근로 단위기간을 1년으로 더 늘리고 선택근로제, 재량근로제 등을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하도록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7개월째 여야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국회가 공전함에 따라 정부가 준비중인 주52시간제 보완책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애초 이달말 보완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입법을 통한 개선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발표를 미뤘다.

정부 내 ‘엇박자’도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학용 국회 환노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고용부와 사전조율 없이 주52시간제 보완을 지시하는 등 갑작스러운 정책 지시로 엇박자를 냈다”며 고 “대통령과 장관들이 밤을 새가며 머리를 맞대도 해법을 찾기 어려운 판국에 엇박자가 웬말이냐”고 지적했다.

준비 부족이 심각한 중소기업 현장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중소기업중앙회가 5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5%가 주52시간을 초과하는 근무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상기업의 34.2%만 준비가 완료됐고, 65.8%는 준비가 안됐다고 답했다. 준비 중이라는 58.4%의 기업 중에서도 연말까지 준비할 수 있다는 곳은 48.3% 뿐이었다. 여기다 또 다른 보완대책으로 거론되는 ‘선택근로제’ 관련 논의는 탄력근로에 밀려 실종되고, 관련 입법마저 지지부진해지면서 집중근무가 필요한 연구개발(R&D) 사업에도 대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장기 연구프로젝트는 시작도 하기 전에 고사해버릴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일별·주별 근로시간을 미리 설정하지 않고 근로자가 편의에 맞춰 정하는 근무 형태다. 현행법상 1주 52시간을 기준으로 최대 1개월 동안의 총 근로시간을 스스로 배분해 사용할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 더많은 근로자를 고용해야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기업이 고용마저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며 “(이로 인해) 경기침체형 디플레이션으로 기업매출과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향후 추가적인 경기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탄력근로제 입법이 최우선”이라며 “11월 초까지 국회 논의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탄력근로제 입법이 지연되면 정부가 계도기간(처벌유예)을 부여해 사실상 시행을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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