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음식이 약이 되고, 약이 음식이 되는 ‘마인드풀 식사법’
라이프| 2019-10-29 11:03

현대인들은 과식이나 달고 짠 것 등에 익숙해져 있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계속 음식을 먹는 등의 나쁜 식습관을 가진 사람도 많다. 이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체의 배고픔과 포만감을 느끼는 신호 체계를 원래대로 돌이키는 것이 필요하다.

‘마인드풀 식사’는 그 방법 중 하나다. 마인드풀이란 ‘무언가를 마음에 풍부하게 두는 것’이라는 뜻으로 ‘마인드풀 식사’는 몸의 신호를 읽고 식사하는 과정 전체를 풍부하게 체험하며 먹는 방법을 의미한다. 차움 푸드테라피클리닉 이경미 교수〈사진〉는 마인드풀 식사법을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사다. 이 교수에게 마인드풀 식사를 통해 만성염증을 줄이는 항염증 식사법에 대해 들어봤다.

Q. 항염증 식단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첫 환자 진료를 할 당시 시간이 흘러도 복용하는 약만 늘어나기만 할 뿐 호전되지 않는 당뇨병, 고혈압 환자들을 보면서 단순히 검사와 약 처방 위주의 진료에 회의감을 느꼈다. 다른 길을 찾기 위해 영양 요법, 자연요리, 마인드풀니스 등 애리조나대학교 통합의학센터에서 근본적인 치유의 방법을 연구했다. 현재 차움 푸드테라피클리닉에서 환자를 만나며 그 경험을 적용하고 있다.

Q. 진료과정에서 항염증 식단을 실제로 활용해 질병을 치유한 환자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평소 피부 습진으로 고민이 많던 50대 남성이었다. 피부과에서 처방 받은 스테로이드와 항생제를 복용하면 증상이 잠깐 완화될 뿐 계속 재발됐다.

이 환자의 식습관을 보니 평소 패스트푸드를 주로 먹어 항상 속이 더부룩하고 변비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복용하는 스테로이드 때문에 장 내 균형이 깨져 피부 문제가 더 발생하는 것으로 보였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장점막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 스테로이드와 항생제 복용을 줄이고 밀가루와 같은 글루텐 함유 식품, 트랜스지방이 많은 인스턴트 음식을 줄이라고 권했다. 또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를 섭취해 변비도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한달 간 꾸준히 실천하면서 외식으로 간단하게 때우던 식사에서 스스로 재료를 사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게 됐다. 피부도 많이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식이섬유를 섭취해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아져 먹는 약도 한알에서 반알로 줄이게 됐다. 식습관을 바꾸고 좋은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게 어려운 일인데 혼자 사는 기러기 아빠임에도 꾸준히 실천해 건강을 유지하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꼈다.

Q.향후 목표는?

현재 차움 푸드테라피클리닉이라는 국내 최초 진료과에서 진료를 하고 있는데 푸드테라피클리닉 진료과목은 ‘푸드테라피’와 ‘마음관리’로 구성돼 있다. 약 처방 외에도 마음관리, 운동, 음악, 책 등이 사용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음식이 약이 되고 약이 음식이 되게 해 자연 치유력을 높이고 질병을 예방하며 치유를 돕는 것을 목표로 진료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약과 의사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몸에 대해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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