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저축은행도…앱 전쟁에 미래 걸다
뉴스종합| 2019-11-04 11:24

저축은행업권에서도 모바일뱅킹 열전이 벌어질 조짐이다. 고객과의 비대면 접점이 전혀 없던 중소형 저축은행들도 자체 모바일 채널을 마련하고 있다. 내년에는 저축은행도 오픈뱅킹(OpenBanking) 생태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저축은행의 디지털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 됐다.

4일 저축은행업권에 따르면 현재 22개 저축은행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내놨다. 전체 저축은행(79곳) 가운데 28% 수준이다. 이 가운데 통장개설, 예·적금 가입, 대출, 이체 등 기본적인 금융업무를 모두 제공하는 앱은 10개 뿐이다. 나머지 앱은 주로 대출 한도조회, 신청 같은 제한된 서비스만 제공한다.

그간 저축은행업권에서 모바일뱅킹은 자산·영업규모가 큰 일부 대형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지난 6월 모바일뱅킹 플랫폼인 사이다뱅크를 내놓고 비대면 영업을 강화했다. OK·웰컴·페퍼·하나저축은행 등도 전반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뱅킹을 운영한다.

이들 대형 저축은행들은 모바일뱅킹의 시스템,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하반기 디지털 부문에서 신입·경력직 직원 채용할 계획이다.

현재 중소형 저축은행 대다수는 저축은행중앙회 통합 금융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자체적인 여수신 전산망을 갖추지 못한 소형사들은 중앙회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중앙회는 지난 9월 초에 기존의 통합 모바일플랫폼을 개편해 ‘SB톡톡플러스’를 내놨다. 66개 저축은행이 SB톡톡플러스에 참여한다. 중앙회에 따르면 SB톡톡플러스를 통해 이뤄진 예·적금 가입 실적은 4일 기준 5126억원(4만3969건)이다.

최근엔 별개로 자체 모바일 채널도 개발하려는 저축은행들이 나온다. 일부 저축은행은 SB톡톡플러스를 이용하면서도 동시에 자체 앱을 준비하고 있다.

NH저축은행은 현재 개발하고 있는 모바일 채널을 이르면 올해 말 공개한다. 현재는 주로 NH농협은행과 연계해 판매하는 대출상품을 앞으론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역량을 갖출 계획이다. 상상인저축은행도 모바일 앱을 출시할 방침이다. 수익 포트폴리오를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 영역으로 옮기는 게 이 저축은행의 목표다.

한 중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영업이 절실하기에 중앙회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는 기조”라며 “장기적으론 여수신 모두 자체 전산망을 만들어 독립적인 영업 역량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은행과 핀테크만 참여해 정식 출범하는 오픈뱅킹에 내년에는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까지 편입시킬 계획이다. 저축은행들이 다른 저축은행, 시중은행 등과 계좌정보 모두 공유하게 되면 모바일 채널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최소한의 디지털 채널이라도 구축할 수 있느냐가 수많은 저축은행별 생존을 좌우하는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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