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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기조실 전무, 현대엔지니어링行…IPO 본격화 포석?
뉴스종합| 2019-11-04 11:30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재무 인력으로 꼽히는 도신규(52) 현대차 기획조정1실장(전무)가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무본부장으로 인사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직상장을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 강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도 전무는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으로 인사발령이 났다. 도 본부장은 현대차에서 재경사업본부장을 거쳐 기획조정1실장을 맡았다가 10개월만에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자리를 옮겼다.

IB업계 관계자는 “도 본부장은 향후 현대차그룹의 재무관련 최고책임자로 거론될 만큼 그룹 내 핵심 인력으로 꼽힌다”며 “향후 지배구조 개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매매를 통해 지배구조를 개편할 경우 외국인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이 때 장외가격이 시장가격 산정의 전제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조~7조원 기업가치로 평가되는 현대엔지니어링은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 성장세가 주춤했으나, 2019년에 다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매출 3조3842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 순이익 1684억원을 기록 중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만일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하게 된다면, 정 수석부회장이 이를 통해 얻게 되는 현금을 어떻게 활용할 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정 수석부회장이 11.72%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현금을 확보하게 되면 크게 두가지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그룹 순환출자를 끊기 위해서 기아차가 확보한 현대모비스 지분(약 17.24%)을 정 수석부회장이 매입할 수 있다. 또 향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관련된 상속세 재원 및 미래차 개발자금으로 이 자금이 활용될 수 도 있다.

소영주 장외주식연구소 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장외주식은 주당 최고 125만원을 찍기도 했다가 최근 70만원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최근 코스피·코스닥이 악화되면서 돈이 많은 자산가들이 ‘대형주이면서도 승계구도가 확정된 장외주식’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데,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이 이 분야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거론되는 현대카드 기업공개(IPO)에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주관사들이 관심을 표하는 것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 제기된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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