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박찬주 "임태훈 군인권센터장, 삼청교육대 교육 받아야…'갑질 논란' 동의 안 해"
뉴스종합| 2019-11-04 12:09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병 갑질' 문제를 제기한 군인권센터를 비판하고 있다. 박 전 대장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에 대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한번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

[헤럴드제=이원율 기자]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향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한 번 받아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장은 자유한국당이 영입을 추진하다 '갑질 논란'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등 당 안팎에서 반발이 생긴 데 따라 막판에 보류된 인사다.

박 전 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대도 갔다오지 않은 이가 군대를 무력화하는 데 대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장은 이번 자리에서 이른바 '공관병 갑질 논란'을 해명하기 위한 입장을 조목조목 밝혔다.

그는 공관병 일부가 빨래와 설거지 등 잔심부름을 했다는 증언에 "제 빨래는 규정에 따라 공관병이 담당하고, 나머지 빨래는 가족이 담당했다"며 "한번쯤 아들이 (공군)휴가를 나왔다가 아내가 없을 때 제 바구니에 빨래를 같이 담았다고 한다"며 "잔심부름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어 아들 친구들이 공관에서 파티를 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한 번 있지만, 공관병과 다 함께 파티를 한 것"이라며 "(공관에)사는 사람들이 더 주도적으로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관에서 파티를 하는 게 흔하냐는 질문에는 "한 번 있었지만, 사회 통념 상 그 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군 인권센터가 군 위계질서를 위해서라도 이런 식의 접근은 아주 의도가 불군하다"며 "인권을 위해 하는지,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하는지 의심된다"고도 했다. 부인이 '갑질 논란'에 함께 휘말린 것을 놓고는 "무죄를 확신한다"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잘 모르지만, 좀 더 생각해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정치활동 계획과 '공관병 갑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기지간담회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

박 전 대장은 이날 자신을 정치현장으로 부른 것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2년 전 강군이던 군대가 민병대 수준으로 전락한 데 국군 통수권자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도록 이끌기 위해 맞는 역할을 찾아나섰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5월 황 대표를 만났을 때 (저는)아직 3심이 남아있으니 끝나고 자유의 몸이 될 때 도와드리겠다고 했다"며 "지난 8월 대법원이 제가 민간인 신분이 됐다는 판정을 내렸기에, 위헌 법률 심판을 제청하고 인용되면 지금껏 이뤄진 모든 재판, 저와 아내의 재판이 무효가 된다. 다만 추후 헌재로 넘어가면 몇 년이 걸릴 지 알 수 없고, 저는 국가를 위해 헌신할 기회를 놓치기 때문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게 됐다는 점과 그런 내용들을 황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박 전 대장은 한국당 최고위원들이 자신에 대한 영입 반대 뜻을 밝힌 데 대해선 "기분이 좋을리는 없다"면서도 "황 대표에게 전화를 해 저를 생각하지 말고 부담없이 결정하라고 했다"고 했다. 그는 "제가 20~30대의 반감을 얻는다고 하지만, 사실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며 "군을 다녀온 사람, 또 제가 만난 병사들의 말에선 '후방에서 편하게 있던 이가 대장님을 이렇게 한다는 게 가슴이 너무 아프다'는 표현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장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나설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험지에 가 한 석이라도 하면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며 "한국당 입장에선 제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할 것"이라고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한편 한국당은 지난달 31일 박 전 대장을 포함한 1차 인재영입 명단을 발표하려고 했다. 박 전 대장은 결국 막판에 불발됐다. 박 전 대장은 박근혜정부 때 제2작전사량관을 맡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총괄 지휘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좋은 인재를 모시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며 "혹시 국민이 걱정하시는 게 없는지, 시기와 범위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박 전 대장에 대한)영입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인가'란 물음에는 "우려가 있으니 잘 살피겠다"며 "한국당의 인재 영입은 계속된다"고 덧붙였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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