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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文정부-기업정책] 친노동 쏠림…기업인들 작심발언…“경제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같다”
뉴스종합| 2019-11-07 11:31

속된 말로 ‘뚜껑’이 열렸다. 경기 둔화, 경쟁 심화란 악재를 맞으면서도 친 노동이란 정책 기조에 숨죽였던 기업인들이 작심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시작은 규제 완화라는 숙원을 기대할 수 없는 가운데, ‘조국 사태’로 정치권에 경제 이슈가 ‘논외’가 되면서부터였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9월 말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이제 경제는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 같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제 제발 정치가 경제 좀 놓아줘야 한다”, “정치권이 경제 이슈에 대해 제대로 논의한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난다”고 한 바 있지만 ‘버려진 자식’이란 키워드를 낳은 비판은 세간에 폭탄급 충격을 줬다.

애닳는 박 회장의 심경은 최근 P2P 법안 통과 등으로 다소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여전히 첨예한 공방만 이어가는 정치권의 행태에 대해 박 회장은 지난 5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스타트업 대표들과 함께한 치맥 미팅에서 “싸우는건 좋은데 법안은 좀 (통과)해주고 했으면 좋겠다”며 ‘뼈 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연이틀 쓴소리를 했다. 그는 지난 5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의 조찬 강연에서 인사말을 하며 ‘공정’, ‘경쟁’이란 키워드를 던졌다. “미국 택시회사들이 우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미국 연방법원은 ‘공정거래법은 경쟁자를 지키려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지키려 존재한다’고 판결했다”고 소개한 그는 “기업인 입장에서는 공정과 정의와 평등을 원하는데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 기사들에게 지급하는 상납금이 노조 정치화에 쓰이고, 아무리 봐도 평등하지 않은 고용세습 등은 시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다음날인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정부, 정치권 분들이 우리(기업인)만큼 절실하지 않은 것 같다. 중견련 회장직을 햇수로 8년째 하면서 느끼는 바가 ‘매년 같다’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기업인들이 인내를 접고 작심발언을 쏟아붓게 된 계기 중 하나는 검찰의 타다 기소로 대표되는 신산업 성장 저해였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은 지난 1일 SNS(사회관계망)를 통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을 듯한 벤처기업인들을 불러 혁신할테니 도와달라고 한다. 수없이 반복되는 공염불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몇은 응원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결과는 똑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경제5단체는 지난 6일 주요 경제관련법의 조속 입법화를 촉구하는 자리에서 “우리 스스로 국내 경영환경을 부담스럽게 만들어 기업의 경쟁력과 민간 실물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크다”면서 그 사례로 ‘국회의 여야간 소모적 대립과 각당의 입법 및 선거전략’, ‘정부의 미온적 자세’, ‘노동계의 강력한 반대’를 꼽았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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