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사립유치원 의무 도입 첫해 ‘처음학교로’ 진통…입학전쟁 여전
뉴스종합| 2019-11-12 10:19
온라인 지역 맘카페에서 유치원 추천서에 대해 올라온 글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처음학교로 시스템상 지인 추천서를 통해 유치원이 별도로 원아를 모집할 수 없다.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올해부터 전국의 모든 공·사립유치원에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가 도입됐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입학전쟁을 치르고 있다. 과거처럼 현장 추첨을 위해 텐트까지 쳐가며 줄서는 풍경은 사라졌지만 원하는 유치원에 떨어질까 마음 고생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불안한 마음에 정부에서 금지한 ‘지인 추천서’를 구하는 이들도 여전하다.

12일 교육부에 따르면 처음학교로는 지난 1일 오전 정상개통 돼 전체 유치원 8579곳 가운데 8544곳(99.6%)이 등록을 완료했다. 처음학교로는 학부모가 유치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입학 신청·추첨·등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올해부터 국공립뿐 아니라 모든 사립 유치원도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지난 5∼7일에는 국가보훈대상자, 법정저소득층, 북한이탈주민대상자 등의 가정자녀를 대상으로 우선 모집 접수를 했고 19∼21일에는 일반모집 접수가 예정돼 있다.

인기있는 유치원은 학부모들 사이에 알려졌기 때문에 이미 눈치 작전이 치열하다. 정부가 금지하고 있는 지인 ‘추천서’를 구하기 위해 구하는 이들도 많다. 온라인 지역 맘카페에선 “○○유치원 추천서 구합니다”라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일부 유치원에서 원장 재량으로 지인 추천서를 내면 우선모집하는 혜택을 준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 대전의 학부모는 “유치원에 다니는 형제나 친척, 재학생의 추천서가 있는 경우 우선 모집 대상이 되는데 ‘대학교 수시’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며 “인기있는 유치원은 추천서 우선거래도 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처음학교로 시스템상 지인 추천서를 통해 유치원이 별도로 원아를 모집할 수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스템상으로 추천서를 통해 원장이 따로 뽑을 수 있는 경로가 없다”며 “만약 그런 유치원이 발견된다면 교육부다 시·도교육청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아마도 처음학교로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 행해졌던 추천서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어 혼란을 겪는 부모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원하는 유치원에 가지 못할까봐 노심초사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처음학교로’ 는 1, 2, 3지망 등 유치원 3곳만 지원할 수 있다. 3곳 모두 탈락할 경우 대기 순위나 추가 모집을 기다려야 한다. 경기도 수원의 학부모 유모(37) 씨는 “큰 아이와 함께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데 만약 모두 떨어진다면 집에서 먼 곳으로 보내야 할까봐 걱정”이라며 “로또 당첨도 이렇게 절실하게 바라지 않았는데 긴장돼 잠도 안온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유치원을 보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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