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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구 턱밑까지 따라온 대전 아파트값
부동산| 2019-11-14 10:24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12일 대전지방법원 경매3계. 유성구 지존동 ‘노은리슈빌’ 전용면적 84㎡가 경매에 나오자 응찰자가 49명이나 몰렸다. 감정가 3억5600만원인 이 아파트는 4억2900만원에 입찰한 최모 씨가 주인이 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20.51%나 됐다.

이날 이 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대전 지역 아파트 9채 중 4채가 낙찰가율 100%를 넘었다. 매매시장이 빠르게 오르자 경매시장에서도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 참가자들이 경쟁적으로 입찰가를 높인데 따른 것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대전 아파트는 지난 6월까지 80%대를 유지하다가 7월 이후 90%대로 올라섰고, 이달 현재(11월13일 기준) 100%를 넘는 102.4%를 기록하고 있다.

대전 아파트값 상승세가 무섭다. 올 들어 전국 6대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인천) 가운데 가장 높은 오름폭을 보이면서 부산 아파트값마저 추월할 기세다.

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전 아파트값은 올 1~10월 5% 상승하면서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울산(-4.58%), 부산(-3.27%), 대구(-0.54%), 광주(-0.51%), 인천(-0.48%) 등은 모두 하락했다.

KB국민은행 기준 10월 대전 아파트 중위가격(전체 아파트를 일렬로 세웠을 때 정 가운데 가격)은 2억5367만원을 기록했다. 올 1월 2억1863만원에서 10개월 만에 4000만원 가까이 뛰었다. 이는 지방 광역시 중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부산(2억5796만원)이나 대구(2억5712만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인천(2억4948만원), 울산(2억181만원), 광주(1억9485만원) 보다는 높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내 부산이나 대구 중위 아파트값을 추월할 기세다.

실제 대전 아파트값에 대한 전망은 6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낙관적이다. 국민은행이 지역별 회원 중개업소를 상대로 조사해 작성하는 10월 ‘KB부동산매매전망지수’는 대전이 120.2로 부산(88.9), 대구(101.2), 인천(105.2), 광주(92.8), 울산(114.3) 등과 비교해 가장 높다.

이 지수는 중개업자를 상대로 향후 집값 전망을 물어 작성한다. 0~200 범위에서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향후 상승한다는 답변이 더 많다는 의미다.

대전 아파트값 상승은 정부의 각종 규제로 서울 및 수도권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외지인들과 다주택자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 단지별로 전체 거래량의 30% 이상 외지인이 투자한 사례도 전해진다. 최근엔 대전 실수요자들이 추격매수에 가담하면서 가격이 더 오르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의 전언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서울이나 세종시 등 상대적으로 규제가 심한 지역을 찾던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대전의 저평가 지역으로 몰리는 것”이라며 “정부 규제 방향 등 달라진 조건이 없기 때문에 지금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대전 지역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 단지 견본주택 모습. [연합뉴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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