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30살 청년 "사회주의 전쟁? 공감은 어렵다"…한국당, '2030 질타'에 "충격·공포"
뉴스종합| 2019-11-15 08:09
박맹우 자유한국당 사무총장과 의원들이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총선 디자인 워크샵'에서 청년 토론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른살인 저는 사회주의와의 전쟁이란 메시지에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공감은 어렵습니다."

지난 14일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2020 총선 디자인 워크숍'에서 한 청년이 한 말이다. 이 행사는 내년 총선에 앞서 '우맘'(여성과 어머니의 영어 앞글자를 딴 단어)과 청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개최됐다. 한국당은 이날 참석자들의 날카로운 지적을 받았다. 참석 의원들 사이에선 "공포스러운 충격"이란 말이 나올만큼 뼈아픈 말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이날 한 청년은 "대구·경북(TK)에서도 빨간 조끼를 입기가 좀 그렇다"며 "말 한마디를 해도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용어를 많이 썼으면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청년은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여러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안 바뀌는 것"이라며 "저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하겠다, 어떻게 바꾸겠다가 아니라 저들을 직접 앉혀야 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의원의 보좌진인 이혜인 씨는 "죄송하지만 총선기획단 출범만 놓고는 저희가 더불어민주당에게 졌다고 생각한다"며 "전면적으로 시스템을 실무형으로 전환하고 소수여도 파격적인 인재를 데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 의원들은 이들의 발언에 일부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그간 '사회주의와의 전쟁'이란 말을 많이 썼는데, 조금 충격을 받았다"며 "생각의 틀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전희경 의원은 "오늘 말씀이 총선기획단에게 신선한 충격 내지는 공포스러운 충격"이라며 "결국 총선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그 날까지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로 열린 2부 행사에선 강요식(서울 구로을)·이행숙(인천 서구을)·김범수(경기 용인정) 당협위원장 등의 발언과 신(新)정치혁신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상진 의원의 혁신안 발제가 이어졌다.

신 의원이 제안한 혁신안은 비례대표를 공개 오디션을 통해 뽑고, 국민공천배심원단 안 청년 비중을 40%로 늘리자는 등 내용이 핵심이었다. 음주운전, 가정·데이트 폭력, 병역기피 등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을 시 공천 부적격으로 하는 등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국당 관계자는 "총선에 앞서 한국당이 과감히 탈피해야 할 것을 고민하는 자리로 꾸며졌다"며 "'우맘'과 청년들의 의견을 묻는 자리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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