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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자기계발 후 퇴근” 휴넷의 ‘파격 금요일’
뉴스종합| 2019-11-15 15:13
지난 15일 진행된 휴넷 혁신아카데미에서 최인철 서울대교수가 ‘굿라이프’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이달부터 주 36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화제를 모은 인력교육 서비스 제공사 휴넷이 ‘오전은 자기계발, 오후는 퇴근’이란 파격적인 금요일을 제안했다.

휴넷의 금요일은 일명 ‘프라이러닝데이’다. ‘프라이데이(Friday·금요일)’와 ‘러닝(learning·학습)’을 조합한 말로, 직원들이 업무가 아닌 자기계발에만 몰두하는 날이다. 금요일마다 휴넷 직원들은 독서 등 자기계발을 한 후 12시면 퇴근한다. 일명 ‘주 4.5일 근무제’다.

시간만 내주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도 매주 알아서 마련해준다. 오전 8시에는 회사가 무료로 제공하는 명사 특강인 ‘혁신아카데미’가 열린다. 지난 2006년 11월 시작한 혁신아카데미는 지난 15일 500회를 맞을 때까지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부터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명지대학교 석좌교수 등이 찾았다.

500회 혁신아카데미는 최인철 서울대학교 교수의 ‘굿라이프’라는 강의로 진행됐다. 최 교수는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심리학에서 연구한 다양한 지표를 바탕으로 전했다. 이날 시작 30분 전부터 직원들이 강의실로 출근하기 시작, 300여명의 직원들이 금새 강의실을 가득 채웠다. 인사말에서 조영탁 대표는 “콩나물에 물을 부으면 그대로 빠져버리지만 나중에 보면 콩나물이 자라있다”며 “매주 듣는 강의도 끝난 후 빠져나간 것 같지만 우리를 키우고, 어마어마한 아이디어를 내게 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직원들 역시 "매주 금요일마다 회사가 보내주는 여행같다”며 ‘프라이데리 프리 트립(Friday free trip)’이라 부르며 즐거워했다.

조영탁 휴넷 대표

특강 후 만난 조 대표는 “교육서비스 제공회사인 만큼 직원들부터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전했다. ‘학생의 날’에 시작하기 위해 첫 강의도 2006년 11월 3일로 잡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그는 “직원들이 끊임없이 공부하다보니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졌다”며 혁신아카데미의 효과를 꼽았다.

주 4.5일제에 대해서도 “1999년 창업부터 주 5일 근무를 해왔다”며 “4.5일 근무가 지금은 낯설지만 3~5년 지나면 당연하게 자리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주차인 현재까지 직원 만족도와 업무 몰입도가 높아졌다”며 성공적인 시도라 전했다.

휴넷은 지난해부터 무제한 휴가를 쓸 수 있는 제도도 도입했다. 조 대표는 “얼마나 오래일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성과를 냈느냐가 중요하기에 휴가 일수 제한을 없앴다”며 “직원들에게 회사가 믿고 있으니 자율적으로 일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효과도 있었다”고 밝혔다. 무제한 휴가를 도입한 지난해 직원들의 휴가 일수는 도입 전보다 평균 하루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만큼 직원들이 업무와 휴식 간 균형을 자율적으로 잡았다는 분석이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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