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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보고서] 4대 은행 WM 3분기 휘청…“고난도 규제까지 되면 끝장”
뉴스종합| 2019-11-18 10:46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DLF(파생결합펀드) 사태로 인한 은행 자산관리(WM) 영업타격이 두자릿수 이상의 수익감소로 이어졌다. 예상보다 강력한 금융당국의 ‘DLF 대책’이 시행될 경우 타격은 치명적일 전망이다. 주력이던 이자이익까지 정체국면에 진입한 상황이어서 은행의 수익성 저하와 이에따른 건전성 부담증가가 우려된다.

18일 은행권 3분기 보고서를 취합한 결과 국내 4대 은행의 WM 수익은 2분기에 비해 모두 10% 이상 줄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 WM부문에서 각각 1128억원과 1440억원의 수익을 걷었다. 전분기에 비해 신한은행은 10%, KB국민은행은 13% 감소한 규모다. DLF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WM 수익이 급감했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전분기 대비 WM 수익이 각각 17%, 13% 감소했다.

지난 7월부터 붉어진 DLF 사태로 인해 각 은행 PB들의 영업이 위축된 것은 물론 고객들 역시 고위험 상품 투자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2분기까지만해도 4대 은행의 누적 WM 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늘었다. 실제 신한은행은 올해 2분기 누적 WM 수익이 2062억원으로 작년 2분기에 비해 98억원 늘었고,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누적 WM 수익이 3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간 비이자수익을 강화하기 위해 WM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섰다”며 “최근 몇 년간 성장하던 WM 시장이 DLF 사태를 맞아 상당히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독일, 영국 등 주요 선진국 금리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WM 시장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지만, 최근에 발표된 금융당국의 ‘DLF 대책’이 WM 사업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대책이 사후보다 사전 규제에 방점이 찍히면서 은행권 WM 영업이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당국은 파생상품이 내재되거나, 잠재손실율이 20~30%가 넘는 사모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은행권에 판매 자체를 불허할 방침이다. DLS는 물론 가장 큰 시장인 주식연계증권펀드(ELF) 영업에 치명적이다.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이들 상품을 다루는 신탁부분도 급격한 위축이 불가피하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3분기에 WM 부문이 상당히 위축됐지만 4분기에는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릴 것으로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이번 DLF 대책이 생각보다 강력하게 나왔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발표한 대로 시행될 경우 4분기에도 은행 WM 실적은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걱정했다.

장기적으로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도 균열을 낼 가능성도 있다. 주력인 이자수익에 이어 보조동력인 비이자수익까지 수익성이 곤두박질 칠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현재의 10% 안팎에서 6~7%대로 추락할 수 있다.

특히 경기침체가 장기화 돼 최근 늘리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 부실비율까지 높아질 경우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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