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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명성운수 파업…1000번 등 버스 운행중단·일산 주민 ‘출근대란’
뉴스종합| 2019-11-19 10:33
1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버스업체 명성운수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고양시 대화동 명성운수 차고지에 주차돼 있는 버스들 사이로 노조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명성운수 노조가 임금협상 관련 조정 결렬로 이날 오전 파업에 돌입하면서, 이 회사 20개 노선 270여 대는 첫차부터 운행이 중단됐다. 고양=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경기도 고양시 버스회사인 명성운수 노조가 19일 임금협상 관련 조정 결렬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고양시 대화동에서 서울 숭례문 앞을 오가는 직행좌석버스 1000번 등 명성운수의 모든 버스 노선이 이날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마침 이날 오전에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일산을 비롯한 고양 지역 주민들은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속에 ‘출근대란’을 겪어야만 했다.

이날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아침 첫차부터 명성운수 20개 노선 270여 대가 운행을 중단했다. 대화동에 본사를 둔 명성운수는 기사 560명, 차량 340대를 보유한 운수 업체로 고양시에서 서울, 광화문, 영등포, 인천공항 등을 왕복하는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명성운수 소속 노선은 광역급행버스(M버스) M7129번, 직행좌석버스 1000·1082·1100·1200·1500·1900·3300·9700번, 좌석버스 108·830·870·871·921번, 시내버스 11·66·72·77·82·999번이다.

1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버스업체 명성운수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고양시 대화동 명성운수 차고지에 운행을 중단한 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고양=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중 고양 시내만 다니는 11번(성석동-행신역)과 999번(대화동-신원동)을 제외한 모든 버스가 서울로 가는 버스여서 서울로 출근하는 시민들이 이날 오전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대화동에서 서울 양재동을 오가는 9700번은 공동배차 중인 대원고속 소속 버스들이 정상 운행, 전면 중단을 피했다. 명성운수 버스를 제외한 고양시 관내 시내·마을버스 업체의 107개 노선 702대는 정상 운행한다.

앞서 경기도는 고양시와 함께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꾸려 대체 교통수단을 투입했으나, 평소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 약 8만명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전세버스 20대를 긴급 투입하고, 전철(경의선·3호선)과 대체 버스 노선(26개 425대)에 대한 홍보 활동에 나섰다. 전세버스 20대는 1000번 버스 노선에 대체 투입됐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이날 새벽 중앙로 곳곳에 버스 파업을 알리는 현수막을 붙이고 지하철 이용 등을 당부했다.

1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대화역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부터 파업 중인 고양시 버스업체 명성운수가 운행하는 1000번(대화동-서울 숭례문) 노선을 대체하는 전세버스가 정차, 승객을 태우고 있다. [연합]

평소 입석을 받지 않는 일부 M버스(M7106·M7119번)도 이날은 특별히 많은 출근길 시민을 태우기 위해 입석 승객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은 파업 때문에 규정된 정류장이 아닌 다른 정류장을 설 수 있음에도 사람이 몰려 버스 내부가 인산인해를 이룬 탓에 특별히 정차 허가를 받은 일부 정류장을 지나친 것으로 알려졌다. 영등포 방면으로 출근하는 시민들은 명성운수 노선을 제외하면 대체 노선이 서울 선진운수 소속 광역버스 9707번 밖에 없어 더욱 곤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라면 서울 출근을 위해 시민들이 중앙로 승차장에 길게 줄을 서 있어야 했지만, 이날 이른 아침 파업 소식에 승차장은 눈에 띄게 한산했다. 출근길 시민들은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 지하철과 다른 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1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대화역 버스정류장에 명성운수 파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옆에 서 있는 88B번(대화동-대화동) 시내버스는 명성운수가 아닌 고양교통 소속 노선으로 정상 운행 중이다. [연합]

백석동에 거주한다는 허승호(48) 씨는 “명성운수 파업 소식에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릴까 봐 평소보다 40분 일찍 집에서 나왔다”며 “날도 추운데, 버스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일산 대화동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근한다는 이주연(32) 씨도 “새벽 고양시에서 문자메시지(SMS)로 버스 파업 관련 내용을 받아 오늘은 평소보다 30분 일찍 집을 나섰다”고 했다.

그러나 파업 소식을 미처 알지 못한 일부 시민은 지하철이나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주엽동에 산다는 조현진(47) 씨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오지 않았다. 겨우 도착한 M버스에는 사람이 가득 차 탈 수가 없었다”며 “하는 수 없이 택시를 잡아타고 겨우 출근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명성운수 노조는 지난 18일 임금협상 관련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 회의가 결렬된 가운데 사측과 추가 협상을 벌이다가 이날 오전 4시15분께 최종 결렬과 함께 파업을 선언했다. 경기도 비상수송대책본부는 교통국장을 본부장으로 하고 직원 34명이 참여하는 24시간 비상 근무 체계를 가동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용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의 협조 체계를 구축해 비상대책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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