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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브라질에 0-3패…취임후 최다 실점에도 벤투 “경기력 좋았다”
엔터테인먼트| 2019-11-20 08:30
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A매치에서 0-3으로 패한 한국의 손흥민(오른쪽)이 파울루 벤투 감독의 격려를 받고 있다. 손흥민은 브라질 선수와 교환한 유니폼을 입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벤투호)이 ‘세계 최강’ 중 한 팀으로 꼽히는 브라질과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마지막 A매치 데이에 열리는 경기인 만큼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등 ‘유럽파’를 총동원, ‘완전체’를 구성해 브라질에 맞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취임 후 최다 실점 경기였음에도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벤투호는 19일(이하 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A매치에서 전반 9분 루카스 파케타(AC밀란)를 시작으로 3골을 연이어 내주며 0-3으로 졌다.

한국의 A매치 패배는 지난 1월 카타르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0-1) 이후 10개월 만이다. 최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원정 2경기에서 북한·레바논과 연이어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한국은 A매치 3경기 연속 무득점 속에 지난해 9월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최다 A매치 실점도 기록했다. 브라질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1승 5패로 열세를 이어갔다.

지난 6월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한 뒤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에 그쳤던 브라질은 모처럼 대승을 거뒀다. 브라질은 지난 1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사우디 유니버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인 ‘숙적’ 아르헨티나와 A매치 평가전에서도 0-1로 졌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게 전반 13분 내준 선제골이 결승점이 되며 일격을 당했다. 골키퍼 알리송 베커(리버풀)가 메시의 패널티킥을 막았지만, 메시가 흘러나온 공을 다시 슛으로 연결시키는 바람에 아쉽게 실점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헤낭 로디(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활발한 공격 가담 속에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브라질은 경기 시작 9분 만에 이를 발판 삼아 먼저 골문을 열었다. 필리페 코치뉴(바이에른 뮌헨)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압박을 피하며 밀어준 공을 받은 로지가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루카스 파케타(AC밀란)가 다이빙 헤딩 슛을 꽂았다.

먼저 한 골을 내줬지만, 한국도 쉽게 밀리지는 않았다. 전반 15분 중원에서 브라질 선수들 사이를 꿰뚫는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패스를 손흥민이 강한 왼발 슛으로 연결해봤으나 골키퍼 베커의 정면으로 향했다. 5분 뒤에는 왼쪽 측면 프리킥 상황에서 손흥민의 슈팅이 브라질 수비에 막혔고,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손흥민이 재차 때린 슈팅은 골대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36분 세트피스 한 방에 다시 실점하고 말았다. 황의조(보르도)가 파비뉴(리버풀)에게 강한 태클을 해 주어진 페널티 지역 왼쪽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코치뉴가 오른발로 올린 공이 골대 왼쪽 위 구석을 정확히 찔렀다. 조현우(대구)가 방향은 따라갔지만, 알고도 막기 어려운 절묘한 킥이었다.

한국은 전반 41분 페널티 아크 부근 좋은 위치에서 손흥민이 프리킥을 얻어내며 만회 골 기회를 잡았으나 정우영(알 사드)의 강한 오른발 슛이 수비벽을 맞고 굴절된 뒤 베커의 펀칭에 막혔다. 이때 나온 공을 황의조와 다투던 코치뉴가 차 내려던 것이 골대를 맞혀 한국의 득점이 될 뻔했으나 놀란 코치뉴가 재차 볼을 차 라인 밖으로 걷어내 자책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두 팀 모두 변화 없이 나선 후반전 초반 활발한 움직임을 펼치던 한국은 후반 15분 수비 집중력이 흔들린 사이 한 골을 더 허용했다. 왼쪽 측면의 로디가 반대편으로 낮게 보낸 크로스가 아무런 방해 없이 연결됐고, 다닐루(유벤투스)가 페널티 아크 오른쪽으로 달려들며 강한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다닐루가 24번째 A매치에서 기록한 첫 골이다.

후반 중반부터 한국은 황희찬(잘츠부르크) 대신 나상호(FC 도쿄), 이재성 대신 권창훈(프라이부르크)을 투입하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그러나 후반 30분 손흥민, 후반 38분 권창훈의 중거리 슛이 모두 베커의 손에 걸리는 등 불운이 이어졌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 완패를 인정하면서도 경기력만큼은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그는 “결과에 비해 경기 내용은 치열했다고 생각한다”며 “브라질이 전반전 2차례의 득점 찬스를 모두 살리면서 우리 플레이에 악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우리도 공격적으로는 잘했다”면서 “당연히 브라질이 이길만한 경기였다. 그러나 이렇게 큰 점수 차가 날 경기는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한국은 ‘텐백’ 등 수비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브라질을 상대로 공수의 균형을 잃지 않아, 밀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벤투호 주장 손흥민도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상대가 브라질이었다는 것을 고려해 달라”며 “세계적인 팀이며, 어느 대회에 나가도 우승할 수 있는 팀이다. 우리도 찬스를 많이 만들었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브라질이라는 팀을 상대로 이렇게 경기를 할 기회가 많지 않다”며 “‘브라질에 졌다’가 아니라 ‘브라질에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브라질과의 경기 이달 A매치 일정을 마친 한국은 다음달 10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2019년 마지막 세 경기를 치른다. 이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이 아닐 때 열려 손흥민을 비롯한 유럽파 없이 나선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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