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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1조원’ 엑스코프리가 끝 아니다, SK 항암제,조현병 약도 개발중
뉴스종합| 2019-11-26 13:28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국내 처음으로 글로벌 신약의 발굴, 임상, FDA허가를 모두 혼자 힘으로만 이뤄낸 SK바이오팜이 2020년 개시될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미국 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직접 판매하면서 한국 신약개발-글로벌시장개척사의 새로운 금자탑을 세울 전망이다.

지금까지 많은 국내외기업들이 임상을 라이센스 아웃 파트너와 함께, 시판허가는 파트너의 힘으로, 판매는 해외 영업전문기업을 통해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발굴~임상~시판허가는 물론 판매까지 직접하는 경우는 웬만한 잠재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에서도 이례적인 모습이다. 한국 제약의 실력과 국격이 높아지고 자존심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지난해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규모는 61억달러(7조 1500억원)이고 이중 미국이 54%인 33억 달러(3조8790억원)를 미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는 점, 미국 뇌전증 시장은 2024년까지 약 41억 달러(4조8190억원) 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 엑스코프라의 효능이 기존 치료제의 2배 이상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SK바이오팜이 이 신약 하나로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이 최대 1조원 가량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엑스코프리 FDA 승인은 효과 및 안전성 등이 세계적 수준에 충족했음을 말하며 대한민국 제약 산업에 한 획을 그은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내년 2분기부터 시판될 엑스코프리의 판매와 마케팅을 직접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지 파트너사를 따로 계약하면 판매 후 이익을 분배하는 과정이 불합리한 경우가 많아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SK라이프사이언스는 먼저 18명의 세일즈 마케터, 110명의 영업사원을 채용하는 등 마케팅 전략 수립을 완료한 상태다. 내년 1월부터 1만4000여명의 의사에게 영업‧마케팅을 개시할 계획이다. 주요 뇌전증 치료제의 특허가 3년 이내 만료되면서 엑스코프리 같은 혁신 신약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현지 영업사원 공개모집을 진행했더니 엄청난 경쟁률을 보였다고 조 사장은 전했다.

이 신약의 임상에 대거 참여한 유럽 지역은 SK와 판권계약을 맺은 스위스의 아벨사가 품목 승인 작업, 출시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은 SK바이오팜이 직접 영업에 나서게 된다.

SK바이오팜은 지난 3월 FDA승인, 7월 미국 시판된 수면장애신약 수노시와 이번 엑스코프리 외에 6개의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이 가동 중이라는 점도 밝혔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7 년간 중추신경계 관련 질환 치료제를 집중 연구해 왔으며, 소아 희귀 뇌전증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신약 물질인 카리스바메이트(Carisbamate)는 임상1/2상이 진행중이고, 희귀 신경계 질환 신약 물질인 렐레노프라이드(Relenopride)는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집중력 장애 치료 신약물질 ‘SKL13865’는 임상 1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됐고, 조현병 치료 신약 ‘SKL20540’은 임상 1상이 진행중이다. 이 조현병 치료제는 성공할 경우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임상 1상을 준비중인 조울증 치료제 ‘SKL-PSY’ 역시 국내외 의약계가 주목하고 있다. 또 하나의 뇌전증 치료 신약 후보물질 ‘SKL24741’는 전임상 단계의 연구가 진행중이다.

조사장은 “지난 27년간 중추신경계 치료 신약 개발에 몰두했고, 이 분야 치료제 특성상 바이오 의약품이 부적합하기에 케미컬 신약 중심으로 연구해왔다”면서 “앞으로는 바이오분야 신약개발, 5년전부터 삼성서울병원과 진행하던 항암제 신약 개발에도 진력할 것”이라고 말해 다종다양한 신약을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되겠다는 꿈을 숨기지 않았다.

조정우 사장은 ‘모든 것을 독자적으로’ 하게 된 이유는 3번의 라이센스 아웃을 했다가 2번 실패하고 한번 성공하면서 얻은 교훈때문이라고 말한뒤 “실패가 잦은 신약개발의 여정은 참으로 힘겹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님의 지원과 믿음, 우리 모두의 열정 덕분에 해내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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