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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특수 옛말…김치냉장고 ‘세컨드 가전’ 대변신
뉴스종합| 2019-11-27 10:28
올해 김치냉장고 시장에 디자인 새바람을 불러온 삼성전자 비스포크 김치플러스. 7가지 색상과 3가지 소재로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김치냉장고가 ‘세컨드 가전’으로 변신하고 있다. 김장철 특수에 기대 전형적인 ‘겨울가전’으로 인식됐던 김치 냉장고가 김장 인구가 줄고 식생활이 변함에 따라 김치만이 아닌 다양한 식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세컨드 냉장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뚜껑형이 아닌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판매비중이 최대 80%까지 늘어나고 겨울철 성수기가 사시사철 분산되는 것도 그 방증이다. 여기에 올 연말까지 에너지효율 1등급 상품을 선택하면 20만원 환급 혜택을 주는 정부 정책까지 맞물려 업체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칸칸이 온도조절 스탠드형 판매 최대 80% ‘압도’=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랍구조의 스탠드형 김치 냉장고 판매 비중은 최대 80%까지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뚜껑형과 5:5로 막상막하였던 스탠드형이 4년 만에 기선을 완전히 제압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4도어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는 올들어 판매량이 전년대비 25% 증가하기도 했다.

이는 김치 냉장고에 보관하는 식재료 종류가 다양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김치뿐 아니라 고기, 채소, 와인·맥주, 한약까지 보관 재료가 다양해지면서 뚜껑형보다 큰 저장용량과 칸칸이 온도조절기능을 갖춘 것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또 식품을 넣고 꺼낼 때 허리를 굽힐 필요가 없는 사용 편의성도 한몫했다.

김치냉장고 판매시즌도 김장철에서 ‘사계절’로 넓어졌다. 5년 전만 해도 연간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4분기에 50% 이상이 집중됐지만 작년에는 40% 수준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봄·가을 혼수와 이사철 수요가 많아진 것도 연중 김치냉장고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LG전자 2020년형 디오스 김치톡톡. 유산균을 최대 57배까지 늘려 감칠맛을 살려주는 ‘New 유산균김치+’를 첫 탑재했다. [LG전자 제공]

뿌리채소·바나나·맥주까지…‘제맛’ 경쟁 치열=김치 냉장고가 ‘서브 멀티 냉장고’로 위상이 달라지면서 제조사들은 식재료를 더욱 세분화해 ‘제맛’ 경쟁에 돌입했다.

LG전자는 2020년형 디오스 김치톡톡에 김치의 감칠맛 살려주는 유산균을 최대 57배까지 늘려주는 ‘New 유산균김치+’를 처음 탑재했다. 또 상단을 일반 냉장고처럼 쓸 수 있는 505ℓ 신제품까지 추가해 총 40여종(스탠드형 30종·뚜껑형 10종)을 출시했다.

삼성전자 ‘김치플러스 비스포크’는 ±0.3℃ 초정온 맞춤보관 기능으로 차별화했다. 설정 온도에서 ±0.3℃ 이상의 편차가 나지 않도록 유지해 육류·생선, 감자·바나나 등 다채로운 식재료의 고유 맛을 잡아준다. ‘와이드 상칸’은 중간 벽을 없애 부피가 큰 맥주도 박스째 보관할 수 있게 했다.

위니아딤채는 업계 최초로 육류에 특화된 ‘빙온(氷溫)숙성 기능’을 선보였다. 빙결점(-1.7℃)과 0℃ 사이에서 육류를 숙성하는 방식이다.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이 증가해 육질이 연해지고 감칠맛이 높아진다. 상하기 쉬운 ‘손질 채소’를 위한 이유식 및 샐러드 모드도 지원한다.

육류 특화 빙온숙성기능을 탑재한 위디아딤채의 ‘딤채’ [위니아딤채 제공]

‘맞춤형’ 디자인 새바람=디자인 변화는 올해 김치냉장고 시장의 최대 관전포인트다.

삼성전자의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의 김치냉장고가 출시되면서 투박하고 흑백 일색이었던 디자인에 선택의 폭을 넓혔다.

7가지 컬러(네이비, 그레이, 화이트, 핑크, 민트, 차콜)와 3가지 소재(새틴 글래스, 글램 글래스, 코타 메탈)로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이사할 때 도어 컬러를 언제든지 교체할 수도 있다. 비스포크 인기에 힘입어 삼성전자 3도어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지난 6~9월 전년대비 10% 증가했다. 냉장고를 사면서 김치냉장고를 세트로 구입해 디자인을 일체화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김치 냉장고의 연간 판매량은 2016년부터 130만대 수준으로 정체지만 1990년대 본격 형성된 김치냉장고의 교체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가전제품도 집안 인테리어 요소로 여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이같은 인식변화에 발맞춘 제품들이 더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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