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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신공]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는 상사
라이프| 2019-11-28 11:19

‘식품회사 지방 지사에 근무하는 경력 10년 차 과장입니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지사장이 부르면 만나서 진한 술자리를 가지는데요, 술을 싫어하는 부장과 제 밑에 젊은 직원들은 다 싫다고 안 갑니다. 저는 아내한테 허락을 얻고 덤덤하게 가는데 부장이 ‘왜 그렇게 사느냐? 싫으면 싫다고 해라. 호구냐?’라며 타박을 줍니다. 정말 제가 잘못하는 건가요?’

필자가 보기에는 부장이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유는 세 가지인데 첫째는 조직의 위계질서에서 비롯된 질투다. 즉 이분이 부장을 건너뛰어서 사장과 진한 술자리를 가지니, 그러지 못하는 부장으로서는 그게 싫은 것이다. 그러나 이분은 부장을 제치고 지사장과 단독으로 만나는 것이니 엇박자가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이분이 알게 모르게 난들 좋아서 하겠느냐 식으로 처신하기 때문에 부장이 그 틈을 비집고 ‘호구’ 같은 말을 던져서 둘 사이를 간섭하려고 하는 것이다. 둘째는 불안감이다. 지사장과 과장이 부장을 빼고 술자리를 한다면 그 자리에서는 과연 어떤 말이 오갈까? 부장은 당연히 자신에 대한 말이 오갈 것으로 생각한다. 셋째는 선망의 마음도 있을 것이다. 직장의 생리상 할 수 있다면 자신도 이분처럼 지사장과 허심탄회한 자리를 갖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본인의 체질상 술을 못하니 그 자리는 가기 싫다. 그러면 당연히 내가 못하는 거 너도 하지 말라는 심리가 작동한다.

지사장과의 술자리를 부장이 비난해서 괴로운 과장님이여!! 부장은 못 먹는 감 찔러나 보고 있다. 왜? 질투하니까! 고로 지사장과의 술자리를 싫어하는 내색을 해서 비난의 빌미를 주지 말라. 아내한테 허락을 얻을 때 자신도 모르게 ‘사장이 부르는 걸 어떡하라고?’ 식으로 부정적으로 말하지 말라. 지사장과 술자리를 가진 다음에는 그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 중 부장이 알면 좋아할 만한 걸 골라서 전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술자리에서 부장을 살짝 칭찬하라. 그러면 반드시 그 말이 부장 귀에 들어가 좋아할 것이며 더는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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