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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달인’ 日이치로, ‘투수 변신’ 성공…131구·16K 완봉승
엔터테인먼트| 2019-12-02 11:25
지난 1일 일본 고베 홋토못토필드고베에서 벌어진 와카야마 치벤과 ‘동네 야구’ 경기에서 9번 타자 겸 투수로 출전한 고베 치벤의 스즈키 이치로가 마운드 위에서 역투하고 있다. 지난 3월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이치로는 미일 통산 4367안타를 때리며 ‘타격 달인’으로 알려져 있다. [닛칸스포츠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타격 달인’으로 불리는 일본 야구의 ‘전설’ 스즈키 이치로(46)가 투수로 깜짝 ‘변신’해 완봉승을 거뒀다. 비록 ‘동네 야구’에서 등판이었지만, 지난 3월 현역 은퇴한 이치로가 아직도 야구를 향한 열정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해 준 경기였다.

2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이치로는 지난 1일 일본 고베 홋토못토필드고베에서 벌어진 동네 야구 경기에 9번 타자 겸 투수로 모습을 드러냈다. 참고로 이 경기장은 이치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건너가기 전 뛰었던 ‘친정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즈(당시 오릭스 블루웨이브)의 홈구장이기도 하다.

이치로가 등장하자 경기장은 술렁거렸다. 동네 야구 사상 최강 선수의 등장이었기 때문이다. 현역 시절 등번호 51번이 아닌 1번을 달고 등장한 이치로는 16개의 삼진을 빼앗아내며 완봉승을 거뒀다. 투구 수는 131개였다.

이치로는 지난 9월 고향 친구들과 함께 고베 치벤이라는 이름의 동네 야구단을 창단했다. 이날 맞은 상대 팀은 와카야마시 중고교 교직원으로 구성된 와카야마 치벤. 익숙하지 않은 연식 야구공을 사용했지만 이치로는 슬라이더를 가미해 6안타만 내줬을 뿐 단 한 점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통상 프로야구 등 성인 야구에서는 연식 야구공보다 딱딱한 일반 야구공(경식 야구공)을 사용한다.

불과 올 초까지 메이저리거였던 그는 타격감도 그대로였다. 미일 통산 4367안타를 기록한 이치로는 4타수 3안타 1볼넷을 날려 경기장을 찾은 팬 약 3000명을 열광시켰다. 이치로는 경기 후 일본 스포츠지 닛칸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종아리 쪽에 경련이 있는 느낌이지만 어깨, 팔꿈치는 괜찮다”며 “더 던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엄청나게 즐거웠다. 내년에도 또 뛰고 싶다”고 덧붙였다.

타석에서 이치로를 상대한 후지타 키요시 와카야마중고 이사장은 “칠 수 없는 공이었다. (시속)130㎞는 나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느슨한 공을 던지면 실례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정면 대결을 해줬다”며 “과연 이치로다. 내년에도 다시 경기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치로는 오릭스 블루웨이브 입단 전 고교(아이치공대부속 메이덴고) 시절 투수로 활약했다. 1992년 고교 졸업 후 오릭스에 입단한 이치로는 1994년 한 시즌 안타 210개를 터뜨리며 타격 기계로 자리매김했다. 1996년에는 오릭스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2000년까지 오릭스에서 9년간 뛰면서 이치로는 타격 1위 7차례, 최다 안타왕 5차례, 출루율 1위 5차례 등을 달성하고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 MLB로 진출했다.

미국 진출 첫해 신인상과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동시에 휩쓴 이치로는 2001∼2010년 10년 연속 3할 타율과 2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9년 동안 3089안타를 쳐낸 이치로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MLB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된다는 것이 미국과 일본, 두 나라 야구계의 전망이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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